환경부가 4대강 보 해체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완전해체와 전면개방 시 강의 통수면적(물 이동통로의 단면적) 차이를 정밀하게 계산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영산강 죽산보의 경우 완전해체 시 강의 통수면적과 전면개방 때의 통수면적이 각각 100%와 91%로 큰 차이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1,000억원이 넘는 보 설치 전·후의 수질개선 편익을 근거로 보 해체를 결정했다.12일 서울경제신문이 환경부 4대강조사·평가기획위원회(기획위)로부터 입수한 ‘죽산보 지점 수중구조물에 의한 통수면적 변화 분석’에 따르면 죽산보 지점의 통수면적은 보를 설치하는 과정에서 구축한 수중구조물(교각·기초부 등)에 의해 통수면적이 4,138㎡에서 3,774㎡로 약 9%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죽산보는 184m 길이의 보 전체가 가동보(하천 수위를 조절할 수 있는 구조물)여서 전면개방 시 수중구조물을 제외하면 강의 흐름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 보를 전면 개방하기만 해도 완전해체 시 통수면적의 91%를 확보할 수 있는 셈이다.
이처럼 완전해체와 전면개방의 차이가 크지 않음에도 기획위는 죽산보 해체로 오는 2023년부터 2062년까지 40년 동안 1,019억원의 수질개선 이익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다른 4개 보의 전체 해체 편익보다도 높거나 비슷한 수준이다. 죽산보는 1년여의 보 전면개방 모니터링 결과 강의 수질이 오히려 악화된 바 있다. 기획위는 91%의 강물이 흐를 때는 나빠진 수질이 완전해체 후 100% 흐르면 확연히 좋아질 것이란 주장을 하고 있는 것이다. 심지어 5개 보 중 전면개방 시 강의 흐름에 가장 적은 영향을 주는 곳 역시 죽산보다. 더 큰 문제는 9%라는 수치 역시 확실한 것이 아니라는 데 있다. 기획위의 한 관계자는 “죽산보는 수질이 워낙 나빠 9%만 좋아지더라도 이익이 커지는 것”이라면서도 “또 다른 조사방법을 사용하면 죽산보의 수중구조물을 제거할 경우 통수면적이 50%까지 늘어난다는 결과도 있다”고 설명했다.
/세종=정순구기자 soon9@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