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 소 수탈 시설있는 부산 우암동...'피란생활 역사문화마을' 조성한다

市, 문화재청에 신청 계획

부산 우암동 소막마을 전경./사진제공=부산시

일제강점기부터 한국전쟁을 거쳐 최근까지의 흔적과 기억을 오롯이 간직하고 있는 부산 우암동 소막마을이 ‘피란생활 역사문화마을’로 조성된다. 소막마을은 일제강점기 때 대량으로 수탈한 소(牛)를 일본으로 운반하려고 지은 막사와 축사, 전염병을 검사하는 검역소 등이 들어선 곳이다.

부산시는 문화재청의 ‘근대역사문화공간 재생활성화 확산사업’ 공모에 남구 우암동 소막마을을 신청할 계획이라고 13일 밝혔다. 시대별 삶의 흔적을 엿볼 수 있는 역사적 가치를 가진 생활문화자산인 소막마을을 과거와 현재, 미래가 공존하는 지역재생의 핵심축으로 복원하고 이를 보존·활용해 피란생활 역사문화 마을로 조성하기 위해서다.


우암동 소막사는 일제강점기 조선 소들을 수탈하기 위한 시설로 건축됐다. 한국 전쟁기에는 이를 개조해 피란민들의 임시주거지로 사용했고 이후 저소득 도시노동자들의 거주공간으로 이용되기도 했다. 특히 피란기 임시 주거시설을 증명할 수 있는 유일한 건축물로서 희소성을 가지고 있어 지난해 일부 소막사가 등록문화재로 지정되기도 했다.

부산시는 조선시대 피난민수용소, 일제강점기 소막 및 우역 검역소, 피난수도 시절 피난민수용소의 역사적 가치를 지니고 있는 소막마을의 토지와 건물에 대한 기초자료 심화조사 등 자료를 체계적으로 정비해 사업계획서를 작성하고 이달 중 공모에 신청할 계획이다.

5월 현장실사를 거쳐 8월께 공모사업에 선정되면 내년부터 5년 간 국·시비 200억원을 투입해 전체면적 2만4,702㎡ 규모의 피란생활 역사문화마을로 조성된다. 피란주거, 소막사, 생활산업 유적 등은 복원되고 피란생활 체험관, 역사홍보관, 피란거리공원 등은 새로 들어서면서 특화된 근대역사문화 공간으로 재탄생하는 것이다. 부산시 관계자는 “재생사업을 통해 소 검역소 및 소 막사 건물은 피란민들의 거주공간으로 활용한 삶의 흔적을 보여줄 수 있는 근대사 체험·교육의 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부산=조원진기자 bscity@sedaily.com

일제강점기 조선 소(牛)를 수탈하기 위한 시설 등이 모여 있는 부산 우암동 소막마을 1960년대 모습. 붉은 원 안은 소막사./사진제공=부산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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