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제마진 반등…그래도 불안한 정유사

배럴당 4.2弗…4개월만에 상승
"최악의 시기 지났다" 분석에도
일각 "유가정체…수요부진 우려"


국내 정유사 이익의 핵심지표인 싱가포르 정제마진이 근 넉 달여 만에 4달러대까지 뛰어올랐다. 정제마진이 최악의 시기를 지났다는 분석 속에 주춤한 유가 상승세를 예의주시해야 한다는 신중론도 나온다.


13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싱가포르 정제마진은 이달 첫째 주 배럴당 4.2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11월 넷째 주 이후 넉 달여 만에 4달러를 넘어선 것. 싱가포르 정제마진은 지난해 11월 셋째 주 5.3달러를 기록한 후 꾸준히 하락해왔다. 지난 1월 넷째 주에는 10년 만에 1달러대까지 떨어져 ‘원유를 정제할수록 손해가 발생한다’는 푸념까지 나왔다. 하지만 이달부터 상황이 바뀌었다. 정제마진이 손익분기점(BEP)에 도달할 정도까지 왔다.

이 같은 정제마진 상승은 지난 몇 달간 선박용 원료인 벙커씨유보다 낮았던 휘발유 가격이 대폭 올랐기 때문이다. 실제 이달 12일 기준 휘발유(92옥탄가) 가격은 배럴당 72.7달러로 67.1달러인 벙커씨유 대비 배럴당 5달러가량 높다. 휘발유 가격 상승은 미국의 정유 공장 가동률이 정기보수 등을 이유로 이달 80%대로 떨어지고 본격 ‘드라이빙 시즌’ 도래로 수요가 늘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올 들어 유가가 20% 상승하면서 원유 도입과 제품 출하 시기 차이에 따른 ‘래깅효과’로 수익 증대를 기대하고 있다. 다만 변수도 만만찮다. 최근 유가 상승세가 제자리걸음인데다 무역분쟁에 따른 글로벌 수요 부진의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추세가 계속된다면 정유 부문에서 소폭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다만 최근 유가 상승세가 주춤한데다 정제 마진 회복세가 더딜 경우 2·4분기 연속 적자 기록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양철민기자 chop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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