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올 2%대 안정적…성장성장기업 투자땐 높은 수익 기대"

[에셋플러스 더 뷰] 데이비드 웡 얼라이언스번스틴 투자 전략가
美 IT·유통기업 실적 양호한 편
경기둔화 조짐 있지만 소비 건재
지배적 '비즈니스 모델' 갖추고
경쟁 우위 갖춘 기업 투자할 만

최근 유럽중앙은행(ECB)이 올해 유로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7%에서 1.1%로 대폭 하향 조정하면서 글로벌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국내 증시에서는 외국인·기관 투자자들의 자금 이탈 흐름에 따라 조정 장세가 나타났다. 글로벌 경기에 대한 둔화 우려 속에서 핵심은 미국 경제의 침체 여부로 꼽힌다. 조만간 미국 경제 침체에 따른 글로벌 경기 둔화가 가시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있는 반면 아직 미국 경제 침체 가능성은 낮다는 의견도 있다. 데이비드 웡(사진) 얼라이언스번스틴 자산운용 주식 부문 선임 투자 전략가는 미국 경제에 대해 긍정적인 전망을 유지하고 있다.

웡 투자 전략가는 “세계 다른 지역과 마찬가지로 미국의 경제 성장세가 둔화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소비는 올해도 건재해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 근거로 15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낮아진 미국 가계 부채 규모, 6%대의 높은 저축률, 사상 최저 수준 근처까지 낮아진 실업률에 따른 임금 상승, 전년도 환급 세액, 휘발유 가격 하락 등을 제시했다. 또한 제조기업들은 생산 계획을 보수적으로 전환하고 있지만 서비스 기업들의 실적은 양호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실질금리가 1.8% 미만일 때 미국 경제가 침체된 적은 한 번도 없었다”면서 “현재 미국의 실질 금리는 0% 근처 수준으로 과거와 같은 경기 침체를 불러일으킨 수준의 금리와는 큰 차이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미국 경기 침체는 기본 시나리오로 가정하지 않고 있으며, 올해 미국 GDP 성장률은 2% 수준을 예상했다.

지난해 미국 증시는 주요 기업들의 실적 둔화 및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면서 하반기 들어 하락세를 나타냈다. 그러나 올해 들어서는 호조를 나타낸 1월 고용 지표, 애플·아마존 등 주요 IT(정보통신) 기업들을 비롯해 타겟·콜스와 같은 유통기업들이 양호한 4·4분기 실적을 발표하는 등 미국 경제에 대한 낙관적인 판단을 뒷받침하는 지표들에 힘입어 투자 심리가 개선됐다.

웡 투자 전략가는 현재 글로벌 경제는 간헐적으로 높은 변동성이 지속적으로 나타나는 경기 순환기의 후기에 해당한다고 진단했다. 다만 미국에서는 올해 증시 상승률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유지되는 가운데 지배적인 사업 모델을 갖추고 구조적인 경쟁 우위를 누리고 있는 성장 기업은 투자자들의 선호에 따라 시장 평균보다 높은 수익성이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얼라이언스번스틴 자산운용의 AB 미국 그로스 증권 투자신탁은 미국의 대형 성장 기업을 주요 투자 대상으로 삼고 있다. 1월 말 기준 주요 보유 종목은 구글 지주회사 알파벳(비중 8.56%), 비자(4.89%), 유나이티드헬스그룹(4.72%), 마이크로소프트(4.6%), 몬스터 비버리지(4.21%), 홈디포(4.04%), 나이키(3.89%), 인튜이티브서지컬(3.68%), 조에티스(3.45), 페이팔홀딩스(3.25%)다. 업종별 비중은 정보기술 25.6%, 헬스케어 24.05%, 임의소비재 15.98%, 커뮤니케이션 서비스 13.31% 등이다. 웡 투자 전략가는 “자본 비용을 크게 웃도는 수익률로 미래의 성장에 재투자할 수 있는 기회를 갖고 있고, 지속 가능한 경쟁 우위와 높은 수익성을 확보한 기업을 보유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미국과 함께 세계 경제의 한 축을 이루고 있는 중국 경제에 대해서는 정부의 경기 부양책에 따른 안정세를 예상했다. 그는 “올해 중국 정부의 경기 부양책은 통화정책 외에도 세제개혁과 같은 재정적인 조치까지 포함된다”며 “올해 하반기 무렵이면 정책의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해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 증시에 영향을 미쳤던 글로벌 경제의 주요 이슈인 미중 무역분쟁과 관련해서도 “최근 미국과 중국 간 관계를 둘러싼 뉴스는 긍정적”이라며 낙관적인 전망을 내비쳤다. 다만 그는 “관세가 인상되면 소비자·생산자 모두에게 부정적일 뿐만 아니라 기업들이 그러한 불확실성을 앞두고 관망하게 되기 때문에 제조업 지표 및 투자 심리 악화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물론 협상이 타결되면 불확실성이 줄고 글로벌 투자 수요 및 경제 지표에도 긍정적인 영향으로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미중 무역분쟁의 여파로 하락장을 경험한 한국을 포함한 신흥시장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나타냈다. 한국 증시의 지난해 하반기 하락 후 올 초 반등과 관련해 “신흥시장은 내재적으로 변동성이 더 높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두 걸음 전진했다가 한 걸음 후퇴하는 느낌”이라며 “한국의 변동성은 반도체, 기술 하드웨어, 화학 등 세계적으로 경기에 민감한 업종이 비중이 높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올해 한국기업 실적이 지난해 대비 10% 가량 하락할 것이라는 컨센서스 전망을 고려하면 한국기업들이 이미 주가에 상당 부분 반영돼 있는 예상 수준에 부합하는 실적을 거둬야 한다고 지적했다. 올해 한국 증시의 관건은 컨센서스에 부합하는 실적이라는 의견이다. 한국을 포함한 신흥시장 전반에 대해서도 “선진시장 대비 주가가 낮은 수준으로 거래되고 있지만 과거와 비교하면 더 이상 저렴한 수준이 아니라는 점을 고려해 신흥시장의 이익 전망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박경훈기자 socoo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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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비드 웡 얼라이언스번스틴 자산운용 주식 부문 선임 투자 전략가는 1996년 뱅커스 트러스트 주식 리서치 애널리스트, 도이치뱅크 아시아태평양지역 반도체 애널리스트를 거쳐 2002년 모바일 어드벤처스를 설립했다. GMT 캐피탈 아시아 투자 부문 대표, 홍콩 헤지펀드 잔커파트너스 공동 대표 등을 역임한 후 2015년 얼라이언스번스틴 그룹에 합류했다. 미국 예일대학교에서 정치학과를 졸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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