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선적 육퉁호가 지난해 10월28일 공해상에서 제3국 선박과 원유를 불법 거래하는 장면(위 사진·노란색 원 안은 수중송유관 연결장치)과 불법 해상 환적 유류 수입의 ‘허브’인 남포항(아래 사진)의 모습. 유엔 대북제재의 이행을 감시하는 안전보장이사회 산하 대북제재위원회가 12일(현지시간) 공개한 연례 보고서에서 이 같은 유엔 제재 위반 사실이 드러났다.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 보고서 캡처
국제사회가 고강도의 대북제재를 유지하고 있지만 북한은 더욱 정교해진 방법으로 이를 피해가고 있다는 분석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나왔다. ★관련기사 8면
유엔 안보리 산하 대북제재위원회는 12일(현지시간) 연례 보고서에서 “북한이 해상에서 선박 간 이전 방식으로 정유제품과 석탄 밀거래를 크게 늘리고 있다”며 “이것이 대북제재의 효과를 떨어뜨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제재위는 “북한이 지난해 1월부터 8월까지 최소 148차례에 걸쳐 선박 환적 방식으로 정제유를 밀수입했다”는 미국의 주장도 보고서에 실었다. 제재위는 “50척 이상의 선박과 160개 회사를 상대로 불법 환적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보고서는 “북한의 남포항이 ‘허브’이며 수중송유관을 사용해 밀수입한 연료 등을 내륙으로 옮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제재위는 “북한이 예멘·리비아·수단 등에 무기 판매를 시도하는 등 무기금수 제재도 계속 위반했다”며 “27개국이 유엔의 제재 위반 조사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보고서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전용차를 제재 위반으로 지목했다.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평양 남북정상회담 등에 등장한 벤츠 리무진, 렉서스LX570, 롤스로이스 팬텀 등이다. 제재위는 “유엔 제재 결의에 따라 사치품으로 분류되는 것으로, 명백한 제재 위반”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보고서는 “북한이 금융제재도 회피하고 있다”며 “단천상업은행 등 북한의 해외 금융기관 대표 30명 이상을 조사하고 있고, 이들 은행은 중국과 리비아·러시아·시리아·아랍에미리트 등에서 활동하고 있다”고 전했다. /뉴욕=손철특파원 runiro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