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서울 노원구에 위치한 이마트 트레이더스 월계점 입구 ‘로드쇼’ 코너에 무인정찰기가 전시돼있다./사진제공=이마트
‘1억 8,700만원짜리 무인헬기부터 온라인 초저가보다 저렴한 기저귀.’
이마트 트레이더스 월계점은 가격 면에서 온라인과 맞짱을 뜨는 동시에 온라인에 없는 재미를 가미한 유통놀이터로 태어났다. 14일 문을 연 트레이더스 월계점은 여러 면에서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승부수다. 먼저 트레이더스로는 16호점이지만 최초 ‘인 서울’ 매장. 이마트월계점 바로 옆에 트레이더스를 위치, 두 건물을 브릿지로 연결했다. 이마트월계점 역시 현재 지상 2층에서 한 층 증축을 계획 중이다. 이마트월계점과 구름다리를 연결한 연면적 4만5,302㎡의 매장을 열면서 이마트증축분까지 합쳐 9만9,967㎡(3만240평)로 ‘이마트 타운’이 형성된 셈이다. 월계점은 트레이더스 최초의 이마트와 트레이더스 결합 복합점포인 킨덱스점보다 더 큰 수준이다. 월계점 오픈이 더욱 의미가 있는 것은 16호 매장으로 창구형 할인매장의 대명사이자 선두주자인 코스트코(15개)를 지점 수로 눌렀다. 올해도 부천, 부산 신규점을 2곳 더한다. 신세계그룹이 올해를 창고형 할인점 원년으로 삼는 이유다.
◇ ‘1억8,000만원 무인헬기부터 200kg 메가브라운’ 고객시간 붙잡는 놀이터=트레이더스 월계점 입구를 딱 들어서면 트레이더스의 무인헬기 2대가 진열돼 있다. 트레이더스의 상징인 로드쇼의 이번 월계점 데뷔는 무인헬기다. 최저가 8,000만원, 최고가는 1억8,7000만원. 이는 기존 트레이더스에서 최고가였던 3캐럿 다이아몬드(7,200만원)을 훌쩍 넘는다. 2억에 호가하는 후덜덜한 가격이지만 트레이더스는 이유있는 자신감을 내비친다. 이미 지난해 5월 5,000만원 상당의 굴삭기와 포크레인을 판매한 이력이 있다. 트레이더스는 가격은 온라인 클릭과 경쟁하지만 재미면에선 박람회급 라인업을 자랑한다. 실제 무인헬기가 박람회가 아닌 판매점으로 나온 것인 이번이 처음이다. 고객의 시간이 곧 구매라는 유통업계의 트렌드가 고스란히 녹아있다.
어른 키의 두 배를 넘는 라인프렌즈의 캐릭터 ‘메가브라운’ 역시 라인프렌즈 플래그십 스토어를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메가브라운은 무게만 200kg에 달해 8톤 트럭으로 운반했다. 메가브라운 앞에 포토존을 만들어 어린이들의 눈을 사로잡는다.
◇ “가격경쟁자는 온라인”…핵심상권 겹치는 코스트코에 ‘한국형’으로 승부=서울임에도 트레이더스 매장 중 최대규모를 자랑하지만 가격은 온라인과 경쟁한다. 실제 온라인 최저가보다 저렴한 물품도 즐비했다. 하기스 매직팬티5단계는 삼성카드로 구매 시 2만5,980원으로, 클링징워터 바이오더마 센시비오(500m 2개)는 2만9,980원 수준으로 온라인최저가에 도전한다.
가격은 온라인과 경쟁하지만 트레이더스 월계점에서만 볼 수 있는 상품으로 라인업은 차별화했다. 가격과 품질경쟁력에서 도저히 따라올 수 없는 상품인 ‘초격차’ 상품 라인업이다. 4인 가정용으로도 충분한 에어프라이어는 월계점에서 7.2L(8만9,800원)는 이마트월계점에서만 만날 수 있다.
창고형 마트에는 럭셔리제품이 약하다는 선입견도 깼다. 병행수입과 해외소싱 등 유통구조를 파괴했다. 유통구조를 줄이면서 가격을 오프라인 매장 대비 평균 30~50% 낮췄다. 월계점에선 이탈리아 프리미엄 스니커즈 골든구스 29만9,000원, 투미 여행가방, 락포트 페니로퍼를 각각 44만9,800원, 6만9,800원으로 백화점 가격 대비 40~50% 군살을 뺐다. 트레이더스 관계자는 “이마트 월계점에서만 볼 수 있는 제품군이 프라이어를 포함해 20%로, 월계점을 시작으로 전국 트레이더스로 유통될 것”이라고 말했다. 트레이더스 월계점과 코스트코상봉의 거리는 겨우 4km다. 차로 1~2분 거리로 핵심상권이 완전히 겹치는 수준이다. 트레이더스는 이에 코스트코에 없는 한국형으로 승부한다. 감자탕, 부대찌개 등 한국인의 입맛을 가장 잘 이해하는 메뉴를 내놨다. 육식을 선호하는 한국형 입맛을 반영해, 호주산 와규를 유통업체 대비 30~40%할인된 가격에 선보인다.
◇올해 트레이더스 매출 2조4,000억원…매년 20% 성장=이마트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20.9%가 급감했지만 트레이더스는 매년 20%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엇갈린 희비다. 신세계그룹은 트레이더스를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삼았다. 2017년 27%, 2018년 26% 성장세가 이를 방증한다.
신세계그룹은 올해 트레이더스를 18호점까지 오픈, 2030년에는 50개점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인구 50만 이상의 도시가 대상이다. 2030년 매출목표도 10조원이다. 민영선 트레이더스 본부장(부사장)은 “트레이더스는 출범 6년만에 2016년 연매출 1조원을 넘어섰고, 불과 3년 만에 올해 매출 2조원 돌파를 예상한다”면서 “2022년까지 점포수를 28개까지 확대, 매출 4조원을 달성, 2030년에는 매출 ‘10조’ 시대를 열 것”이라고 말했다.
/김보리기자 boris@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