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12일(현지시간) 의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런던=신화연합뉴스
영국 의회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Brexit) 시한을 불과 17일 앞두고 정부와 EU가 가까스로 마련한 브렉시트 수정 합의안을 또 다시 부결시켰다. 영국이 아무런 합의 없이 EU를 떠나는 ‘노딜’ 브렉시트로 한 발 더 다가서면서 영국 정계는 물론 유럽 전역이 충격에 휩싸였다.
영국 하원은 12일 저녁(현지시간) 브렉시트 합의안의 제2 승인투표 결과 찬성 242표, 반대 391표로 부결됐다고 밝혔다. 영국 의정 사상 정부가 의회에서 기록한 패배 중 네 번째로 큰 부결 표차다. 이로써 하원은 14일까지 이틀에 걸친 표결을 통해 ‘노 딜’과 브렉시트 연기 사이에서 선택을 해야 한다.
전날 EU와의 극적 합의로 의회 통과 기대감을 높였던 테리사 메이 총리는 이날 표결 결과에 낙담하며 “‘노딜’ 브렉시트 가능성이 더 커졌다”고 경고했다. 미셸 바르니에 EU 브렉시트 수석대표도 영국 하원의 결정에 유감의 뜻을 밝히고 “더 이상 영국에 해줄 수 있는 일이 없다”며 결자해지를 촉구했다.
메이 총리가 사활을 걸었던 합의안이 또 다시 거부되면서 정부에 대한 비판도 고조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브렉시트 탈퇴 합의 실패에는 메이 총리의 책임이 크다”면서 “영국 정치가 붕괴 단계로 들어서고 있다”고 우려했다.
/김창영기자 kcy@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