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국내 및 해외 채권에 투자하는 채권형펀드에 2조5,000억원가량의 자금이 유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침체 우려가 깊어지고 주식시장이 불안정하자 주식형펀드에 대한 매력이 떨어지는 대신 상대적으로 안전자산으로 여겨지는 채권에 대한 선호가 커져 돈이 몰리는 것으로 분석된다.
13일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12일 기준 올해 들어 2조3,014억원이 국내 채권형펀드에 유입된 것으로 집계됐다. 국내 채권형펀드의 경우 최근 1개월간 들어온 자금은 8,108억원에 달한다. 해외 채권형펀드 역시 자금은 꾸준히 들어오는 추세다. 해외 채권형 상품에는 최근 한 달간 들어온 1,697억원을 포함해 올해 들어 총 1,979억원의 자금이 유입됐다.
이는 주식형펀드와 상반되는 모습이다. 국내 주식형펀드는 올 들어 3,639억원이 빠져나갔고 해외 주식형에서도 3,460억원이 유출됐다.
이는 경기둔화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라는 게 대다수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김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지금 많은 펀드 투자자들이 수익률보다는 안정성에 초점을 맞추는 상황”이라면서 “수익이 많지는 않더라도 상대적으로 안전하게 투자할 수 있는 곳을 찾다 보니 채권형펀드에 돈이 들어온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시장에서는 미국과 유럽 등 주요 국가에서 경제성장률이 둔화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라면서 “경기 여건이 채권시장에 여러모로 유리하다”고 했다.
불확실한 주식시장 역시 채권형 매력을 높이는 이유다. 조준환 한국투자신탁운용 상품전략본부장은 “주식시장 자체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이 많이 희석돼 성과가 좋은 주식형펀드에도 자금유입이 쉽지 않다”면서 “공모형 펀드에서 주식형 상품 매력이 떨어져 자연스럽게 채권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고 했다.
미국 등에서 기준금리의 인상 가능성이 낮은 것도 채권형펀드에 돈이 몰린 이유라는 설명이다. 채권가격과 금리는 역의 관계를 갖는데 채권형 상품은 기본적으로 금리가 오르면 기대수익률이 떨어진다.
이런 정황상 당분간 채권형펀드에 대한 선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조 본부장은 “당분간 경기 흐름 등의 큰 변화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지 않고 주식시장의 불확실성이 유지된다면 채권형으로 자금 유입이 계속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완기기자 kingea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