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그널] SK텔레콤 투자유치 절반의 흥행

SK브로드밴드-티브로드 합병법인에 사모펀드 몰려
옥수수-푹 통합법인에는 관심 적어
성장성 본 베팅에 신중한 탓

대형 사모펀드(PEF)가 CJ헬로(037560)를 인수하고, KT도 국회가 합산규제를 풀어주면 딜라이브 인수를 추진하겠다고 밝히는 등 M&A 환경도 우호적이다. 인수 시 최대 걸림돌이던 기업결합 심사도 시장을 지역별이 아닌 전국별로 봐야 한다는 정보통신정책연구원 보고서가 나오면서 누그러졌다.

반면 SK텔레콤이 직접 나선 옥수수·푹 통합법인은 국내 사모펀드의 반응이 저조하다. SK텔레콤은 통합법인의 가치를 1조원으로 산정했지만, 근거가 될 만한 영업이익은 나지 않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SK텔레콤이 보유한 가입자 고객을 기반으로 성장한다는 미래를 보고 투자하라는 것”이라면서 “SK 측이 원금과 이자를 어느 정도 보장하지 않는 한 사모펀드 투자는 어렵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은 지난해 사용자 가치를 기반으로 이커머스 업체 11번가에 5,000억원의 사모투자를 이뤄냈지만 이번에는 쉽지 않다는 게 IB업계의 중론이다. 11번가는 사모펀드H&Q를 통해 국민연금 투자를 유치한 이후 지난해 매출 6,744억원·거래액 9조원을 기록했고, 적자는 678억원으로 56%줄었다. 반면 옥수수와 푹은 양사 매출을 합쳐도 1,000억원 안팎이며 이익과 유료사용자도 미비하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서 SK텔레콤도 옥수수 통합법인은 싱가포르텔레콤과 맞투자 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싱가포르텔레콤의 OTT서비스인 훅(HOOQ)과 협력을 통해 동남아 시장 진출을 꾀한다는 포석이다.훅은 싱텔이 2015년 소니픽처스, 워너브라더스와 설립한 합작회사(JV)로, 싱가포르와 필리핀, 태국, 인도, 인도네시아에서 서비스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미래 성장성을 본 투자는 사모펀드같은 대형 재무적투자자 보다는 기업 등 전략적 투자자에 적합하다”고 지적했다.

/임세원·박호현기자 wh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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