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증시는 회복 국면에 접어들었습니다.(친페이징 중신증권 수석연구원)” “미국 경기는 둔화일 뿐, 침체는 아닙니다.(비에타 맨디 씨티증권 수석연구원)”
삼성증권이 14일 개최한 해외투자 콘퍼런스에 참석 차 한국을 찾은 미국과 중국의 증권사 연구원들은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자국의 주식시장에 대해 대체로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그러나 ‘지금 미국과 중국의 주식을 바로 매수해야 하느냐’는 질문에 대해 두 연구원의 분석을 종합한 답변은 “당장 서두를 필요는 없다”로 정리할 수 있다.
친 수석연구원은 “올해 들어 상하이종합지수는 30%에 육박하는 상승률을 보였고 지난달 말 기준 거래대금 역시 1조위안(약 169조원)으로 한 달새 1,000억위안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지금이 중국 증시 상승의 시작점이라는 것이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신흥국 지수 내 중국 A주의 비중 확대는 그 자체보다‘부수 효과’가 짭짤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았다. 친 수석연구원은 “ 다른 외국인들의 주목도가 높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 같은 상승을 이끈 것이 펀더멘털이 아닌 미중 무역분쟁 피해를 만회하기 위한 정책 기대감이라는 점을 들며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친 수석연구원은 “올해 들어 증시가 급등한 측면이 있다. 하반기가 돼야 상승 유지를 확인할 수 있다”며 “투자자들은 경기 부양 정책을 보고 들어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른 ‘거품’ 역시 경계할 필요가 있다. 그는 “A주 기업의 주당순이익(EPS)은 올해 5.4%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나 유동성을 걷어내고 나면 실질성장률은 1.4%에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사정이 더 여의치 않다. 맨디 수석연구원은 “미국 경기는 둔화(slow down)에 접어든 것이 사실”이라며 “씨티증권은 미국의 주가 상승 여력을 올해 초 14%에서 현재 2%까지 줄였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말 미국 주요 지수가 보여준 20%대 하락은 이런 ‘메시지’를 전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미국 투자에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 그는 “미국 증시가 여전히 건설적”이라며 “ 증시 호황기를 거치면서 오를 대로 올랐던 미국의 주가가 이제야 제자리를 찾았다고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맨디 수석연구원은 “미국 기업들의 실적 전망치는 ‘달성 가능한 수준으로’ 합리화가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양국의 추천 업종도 확연히 달랐다. 친 수석연구원은 “전기차와 5세대(5G) 통신, 공업자동화 셀섹터가 유망하다”며 “미국의 견제가 심하다 하더라도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산업”이라고 말했다. 반면 맨디 수석연구원은 “미국 기술주보다는 은행이나 보험·에너지 등 경기순환주에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조양준기자 mryesandno@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