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하는엄마들, ‘핑크 노 모어’ 캠페인 “혐오·차별 조장 미디어 퇴출”

14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정치하는엄마들’ 회원들이 혐오·차별 조장하는 미디어 퇴출을 위한 ‘핑크 노 모어 캠페인 출범 기자회견’을 하던 중 파란색, 분홍색 페인트를 붓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연합뉴스

시민단체 ‘정치하는엄마들’은 혐오와 차별을 조장하는 ‘나쁜 미디어’를 퇴출시키고자 ‘핑크 노 모어’ 캠페인을 시작한다.

이 단체는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여성가족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아이들이 여과 없이 접하는 미디어 속 콘텐츠는 수많은 혐오와 차별, 고정관념을 담고 있다”고 캠페인 시작 배경을 설명했다.

이들은 ‘핑크 노 모어’ 누리집을 개설해 미디어 속 혐오·차별 콘텐츠를 수집하고, 이를 바탕으로 방송 제작·편성과 관련한 제도 개선, 프로그램 시정 요구 등 미디어 감시 활동을 벌일 예정이다.

이 단체에 따르면 현재 국내 방송 중인 TV 아동 애니메이션 112개의 주인공 성별은 남성이 68%, 여성이 32%로 성별에 따른 차이가 크다.


이들은 “여성 캐릭터는 분홍색을 입은 얌전하고 예쁜 모습으로, 남성 캐릭터는 파란색을 입은 씩씩하고 힘센 모습으로 그려지는 등 성역할 고정관념을 강화하는 콘텐츠가 만연해 있다”고 규탄했다.

이 단체의 조은아 활동가는 “애니메이션 속 ‘뽀로로’의 친구인 여자 아이 캐릭터 ‘루피’는 1기 52편 중 11편에 등장하는데 그 중 10편에서 친구들을 위해 요리와 뜨개질을 한다”며 “뽀로로가 쿠키를 굽는 설정이 1번인 것과 비교하면 루피는 낡은 성 역할 고정관념이 투영된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조 활동가는 “아동용 애니메이션에서부터 접한 숱한 미디어 속 고정관념이 차별과 혐오의 정서를 강화한다”며 “변화한 세상에 맞는, 더 실효성 있는 가이드라인과 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어린이가 성인 남녀의 몸에 각각 분홍색과 푸른색 페인트를 쏟아부음으로써 성 역할 고정관념에 문제를 제기하는 퍼포먼스를 했다.

/김호경기자 khk010@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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