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광장에 설치된 세월호 천막 14개 동이 오는 18일 자진 철거된다. 서울시는 세월호 천막이 있던 공간에 다음달 12일 기억·안전 전시공간을 조성해 개방하며 설치부터 운영까지 직접 참여해 포괄적 책임을 지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다만 서울시의 책임 강화로 정치적 논란이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서울시는 세월호 유가족 측에서 천막을 자진 철거하겠다는 의사를 밝혀 18일 10시부터 14개 동 천막에 대한 철거를 시작한다고 14일 발표했다. 철거 시작 하루 전인 17일 오전10시 희생자 영정을 옮기는 이운식이 열린다. 천막이 있었던 위치에는 기존의 절반 규모로 기억·안전 공간이 조성돼 다음달 12일 시민에게 공개된다.
서울시는 기억 공간에 대한 포괄적 책임을 지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공간 설치는 서울시가 맡고 운영은 4·16연대가 담당하면 각종 시민 간 충돌, 시설물 훼손이 발생했을 때 책임 소재가 불분명해진다는 지적이 6일 개최된 ‘열린광장 운영시민위원회’에서 제기된 바 있다. 서울시는 아예 기억 및 전시공간에 전담직원을 지정해 직접 운영하기로 했다. 관리 자원봉사자도 서울시 자원봉사센터를 통해 선발한다.
‘기억·안전 전시공간 상설 운영’ 여부와 관련해서는 내년 1월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사업이 진행되는 만큼 12월까지만 한시적으로 운영하기로 유족 측과 합의했다. 서울시는 공사가 진행되는 동안 기억 공간을 이전시킬 위치와 재구조화 완료 후 재설치 여부에 대해서는 유족 측과 협의해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설치부터 운영까지 서울시가 사실상 ‘무한책임’을 지겠다는 것이어서 ‘정치적 논란이 있는 부분에 시 예산을 투입하는 것이 맞느냐’는 비판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 시민위원회에서도 이러한 지적이 제기됐다. 서울시 관계자는 “세월호는 ‘안전의 중요성’ 문제로 시민들이 이해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황인식 서울시 행정국장도 “새로 조성될 기억 및 전시공간은 세월호 기억과 각종 사회적 재난에 대한 시민 안전의식 함양을 위한 시민의 공간이 될 것”이라며 정치보다는 안전의 의미를 강조했다. /변재현기자 humbleness@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