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남권 신영자산운용 대표 "한국도 저성장 국면…저평가 1등주 장기투자 전략 유효"

허남권 신영자산운용 대표

“올해 세계 경기가 하강국면을 맞은 데다 한국도 부인할 수 없는 저성장국면으로 빠지고 있어 시장에 묻어가는 투자는 성과를 내기 힘듭니다. 이럴 때일수록 저평가된 1등 기업에 대해 끈기를 갖고 투자하는 전략이 절실합니다.”

14일 열린 신영자산운용 2019년 투자자포럼에서 허남권 신영자산운용 대표는 이같이 말했다. 신영자산운용은 국내 액티브 운용 주식형 펀드 중 최대 규모인 신영밸류고배당펀드(2월 말 기준 2조2,196억원)와 2위 펀드(9,241억원)인 신영마라톤펀드를 운용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주가가 떨어지면서 이들 펀드도 부진한 성과를 냈다.


허 대표는 “잃지 않는 투자를 지향하면서 보수적으로 운용해왔으나 증시가 경기침체를 선반영하면서 운용 펀드들도 손실을 기록하게 됐다”며 “반도체 등 주력 산업은 한계에 봉착했고 저성장, 고령화, 노동시장 여건 악화 등 암울한 경제상황이 올해뿐만 아니라 3~5년간 지속될 것”이라고 시장 상황을 진단했다.

그는 “이런 경제여건 속에서 우리가 믿을 수 있는 것은 한국의 우량 기업”이라며 “각종 악재로 인해 기업들의 주가까지 덩달아 빠졌지만 장기적으로 회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영자산운용은 최근 400여개 보유 종목 중 수익률이 나쁜 120개 기업에 대해 전면적인 점검 작업을 벌였다고 소개했다.

허 대표는 액티브 펀드가 투자자들로부터 외면받고 있는 상황에 대해서 비판적인 의견을 내놓았다. 그는 “지난 2007년부터 2019년까지 코스피 지수는 박스권이었다”며 “가치주 펀드는 이 기간 100% 이상의 수익을 냈지만 인덱스펀드 투자를 했다면 수익을 내기 힘들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수가 우상향해서 올라가기는 힘든 한국에서 상장지수펀드(ETF) 투자를 하면 안 된다고 본다”고 말했다. 워런 버핏이 인덱스 투자를 하는 것은 미국이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라고 덧붙였다.

허 대표는 다시 한 번 장기투자에 대한 신념을 피력했다. 그는 “30년간 투자를 하면서 단기적으로 손실을 본 적은 있지만 장기투자에서 돈을 잃어본 적이 없다”며 “주가의 본질 가치의 복원력을 믿는다”고 말했다.
/이혜진기자 has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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