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 업체 중 유독 ‘죽음의 에어백’이라 불리는 다카타 에어백 리콜을 하지 않았던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가 뒤늦게 첫 리콜을 이행합니다. 하지만 벤츠코리아가 정부에 신고한 리콜 대상 1만8,274대 중 742대만 리콜 대상이어서 여전히 늑장 대응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옵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14일 벤츠코리아가 수입 판매한 C200콤프레셔 등 3개 차종 742대의 다카타 에어백이 리콜 조치 된다고 밝혔습니다.
다카타 에어백은 에어백을 터뜨리는 역할을 하는 부품(인플레이터)의 결함이 발견됐으며 이로 인해 2013년부터 미국·말레이시아·호주 등에서 최소 20명이 사망하고 200여명이 부상했습니다. 2015년 제조사인 일본의 다카타도 구조적 결함을 인정하고 회사가 파산하기도 했죠. 이러한 치명적 결함 탓에 지난 2017년9월 벤츠코리아와 한국GM만 제외한 대부분의 국내 수입차 업체들은 자진리콜을 결정하고 이행해 왔습니다. 서울경제신문이 2017년 말 벤츠코리아와 한국GM의 ‘다카타 에어백’ 자진 리콜 불응에 대해 지속적으로 문제 제기하자 이 업체들은 결국 리콜을 하기로 결정합니다.
하지만 실제 리콜 이행까지는 시간이 꽤 걸렸습니다. 한국GM은 늦었지만 지난 2월 총 총 19만9,000대 규모로 리콜을 시행한다고 밝혔습니다. 한국GM의 라세티 프리미어, 크루즈, 아베오, 올란도, 트랙스 등 5개 차종 18만9,279대를 비롯해 에프씨에이코리아의 300C(LX)와 지프 랭글러(JK) 5,213대,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의 디스커버리 스포츠 4,2989대, 포드세일즈서비스코리아의 머스탱 297대 등 대상이었죠.
반면 지난 14일 가장 늦게 리콜 이행을 밝힌 벤츠코리아는 리콜 대상이 3개 차종 742대에 불과합니다. 그동안 소비자의 생명과 직결된 안전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자사의 차량에서는 사고가 일어나지 않았고, 사고가 발생한 공장이 다른 입장을 내세우며 중국 등 큰 시장에서만 리콜을 했던 벤츠가 여전히 적극적 대응에 나서고 있지 않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벤츠코리아는 국토부에 다카타 에어백 탑재 차량 9개 차종 1만8,724대에 대한 리콜계획서를 제출한 바 있습니다. 이번 리콜 이행 대상은 전체 리콜 대상의 4%도 안되는 셈입니다. 벤츠코리아는 부품 조달이 안됐다는 이유를 대는데 다카타 에어백 사고가 처음 발생한 건 2013년, 국내 다른 수입차 업체 대응에 나선 건 앞서 설명 드린 대로 2017년부터 입니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도 “안 그래도 가장 마지막에 하면서 대상도 너무 적다”며 “나머지 차량에 대해서도 리콜할 수 있도록 협의해나가겠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대해 벤츠코리아 관계자는 “다카타 에어백이 달린 모든 차량을 리콜할 계획이고 부품 조달이 되는 대로 순차적으로 물량을 확대할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강광우·구경우기자 press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