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시 원곡동 여성안심귀갓길 다세대밀집지역 내 기초질서 관련 다국적 고보조명./사진제공=경찰청
경찰이 외국인들이 밀집한 지역을 중심으로 주변 환경을 개선하는 범죄예방 환경설계(셉테드) 사업을 추진한다.
경찰청 외사수사과는 18일부터 10월17일까지 전국 외사안전구역 19곳에서 셉테드를 진행한다고 17일 밝혔다. 셉테드는 지역 환경을 범죄예방에 적합한 구조로 설계해 범죄기회를 사전에 차단하는 종합적 범죄예방 전략을 말한다.
경찰은 등록된 외국인 수와 외국인 피의자 수, 외국인 상권·유흥가 형성 여부 등을 고려해 외사안전구역을 지정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외사안전구역은 서울 대림동·가리봉동·이태원동과 경기남부 안산 원곡동, 부산 사하구 장림동, 제주 연동·노형동 등 19곳이다. 경찰은 외사안전구역 중 절도에 취약한 다세대주택 밀집지역에는 특수 형광물질을 도포하고, 성폭력 발생률이 높은 지역에 페쇄회로(CC)TV와 비상벨을 설치하는 등 지역별 특성에 맞는 설계로 범죄 발생을 사전에 차단하고 있다.
해외에서는 셉테드를 통한 효과가 입증됐다. 미국 보스턴 캐슬스퀘어에서는 강력범죄가 잇따르자 1992년 아파트 단지와 연결된 지하도를 폐쇄하는 대신 육교를 설치해 강력범죄가 70%나 감소했다. 영국 리버풀에서는 저층주택단지 침입절도가 문제로 부각된 지역의 일부 골목길을 폐쇄하고, 차단문을 설치하자 절도범죄 55%나 줄어드는 효과를 봤다.
경찰 관계자는 “셉테드 정책은 물리적 환경개선뿐 아니라 주민 간 유대감을 증진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며 “범죄로부터 주민 불안을 해소뿐만 아니라 내·외국인의 상생과 화합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성욱기자 secret@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