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준영 이어 차태현·김준호도 하차… 쑥대밭 된 '1박2일'

차태현·김준호, 내기 골프 의혹에 "모든 방송 하차"
정준영, 성관계 영상 불법 유포 의혹 이어 결정타
제작진 묵인 의혹에 "프로그램 폐지" 압박 커져

차태현 /사진=블러썸 엔터테인먼트

배우 김준호가 tvN 예능 ‘서울메이트2’ 제작발표회에 참석해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가수 정준영이 15일 새벽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밤샘조사를 받은 후 귀가하고 있다./연합뉴스

KBS 2TV 간판 예능 프로그램 ‘해피선데이-1박2일’이 방송 12년 만에 방송 폐지가 공공연히 거론될 정도로 최악의 위기를 맞고 있다.

‘1박2일’은 출연자 중 가수 겸 방송인 정준영의 성관계 영상 불법 유포 의혹과 관련해 3년 전 비슷한 일이 발생했을 때 충분히 검증하지 않고 쉽게 복귀시켰다는 비판을 받아 최근 무기한 제작 중단을 선언했다. 더구나 배우 차태현과 개그맨 김준호가 상습적으로 내기 골프를 쳤는데도 제작진이 묵인했다는 보도가 나오자 방송 하차를 선언하면서 그야말로 쑥대밭이 됐다.

차태현은 17일 소속사 블러썸엔터테인먼트를 통해 “해외에서 골프를 친 것은 아니고 국내에서 저희끼리 게임이라 생각하고 쳤던 것”이라며 “돈은 그 당시 바로 돌려줬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그는 “실망하신 팬분들, ‘1박2일’을 사랑해주신 시청자분들께 너무 죄송하다. 다른 멤버들까지 피해를 주게 돼 정말 미안하다”고 고개를 숙이며 “그래서 이후 모든 방송에서 하차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차태현은 “저희끼리 재미삼아 했던 행동이지만 그런 내용을 단체방에 올린 제 모습을 보게 되니 너무나 부끄럽다”며 “많은 사랑을 받은 공인으로서 도저히 용납될 수 없는 일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특히 “한 가정의 아버지로서 아이들에게, 가족들에게 너무 미안하고 반성하면서 자숙하겠다”고 덧붙였다.


개그맨 김준호도 해외 내기 골프를 쳤다는 의혹에 대해 “게임의 재미를 위해서였고 해외에서 골프를 친 사실은 없었다”면서도 모든 방송에서 하차하겠다고 밝혔다. 김준호는 17일 소속사 JDB엔터테인먼트를 통해 입장을 내고 “전날 보도 내용과 달리 2016년 동료들과 해외에서 골프를 친 사실은 없었다. (내기는) 단순히 게임의 재미를 위한 부분이었을 뿐, 게임이 끝난 후 현장에서 금액을 돌려주거나 돌려받았다”고 해명했다. 다만 그는 “공인으로서, ‘1박2일’의 큰형으로서 모범이 돼야 했음에도 그렇지 못한 것에 깊이 반성하고 있다”며 “책임을 통감하고 모든 방송에서 하차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렇지 않아도 정준영 파문으로 ‘1박2일’ 프로그램에 대한 여론이 좋지 않은 마당에 차태현·김준호가 결정타를 날린 셈이다. 연이어 불거진 제작진과 방송사의 도덕적 해이에 일각에서는 ‘1박2일’의 폐지가 불가피하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특히 KBS는 정준영 파문으로 프로그램 신뢰도가 바닥까지 추락하자, 자사 간판 뉴스인 ‘KBS 뉴스 9’를 통해 출연자 내기 골프 의혹을 보도하는 진풍경을 보여줬다.

자사 보도를 통해 프로그램의 추가 의혹을 먼저 폭로한 점은 나름 내부 감시망이 살아있다는 것을 보여줬다는 평가도 나온다. 그러나 결국 이번 문제들을 제작진의 책임으로만 국한하려는 시도로도 읽힐 수도 있어 비판은 수그러들지 않을 전망이다. 실제 보도 오프닝에서는 “저희 제작진도 책임을 피할 수 없다”라는 앵커 멘트가 나갔고, 방송사로서의 사과는 없었다.

이번 보도 이후 ‘1박2일’ 시청자 게시판에는 프로그램 폐지를 촉구하는 글이 잇따른다. 물론 일각에서는 멤버 일부의 일탈 때문에 오락적 기능은 물론 공익적인 역할도 해온 간판 프로그램의 폐지는 과한 처사라는 반응도 있다. 하지만 프로그램을 폐지하는 않더라도 제작진과 출연자를 전원 물갈이하라는 압박은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차태현과 김준호는 ‘1박2일’ 외에 다른 예능에서도 활발하게 활약하던 인물들이어서 해당 의혹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방송가 전체가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차태현은 MBC TV ‘황금어장-라디오스타’에, 김준호는 tvN ‘서울메이트2’와 KBS 2TV ‘개그콘서트’에 출연 중이다. MBC와 tvN도 이번 사태를 심각하게 지켜보며 출연자에 대한 조치를 강구하는 분위기다.

특히 김준호는 2009년 8월 이미 한 차례 원정 도박 사실이 적발돼 여러 프로그램에서 하차한 바 있다. 정준영 사례와 마찬가지로 방송사들이 제대로 검증하지 못했다는 비판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김현진기자 star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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