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이드라인 없는 '임대주택 리모델링'

사업 중단시 稅혜택 중단 등
관련 규정 없어 사업자 혼란
정부 뒤늦게 대책마련 나서


# 지난해 8년 장기임대사업자로 등록한 A 씨는 임대주택을 대상으로 리모델링을 고민 중이지만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리모델링을 하게 되면 한동안 임차인을 내보내고, 공사를 진행해야 한다. 즉 일정 기간 임대사업을 중단해야 된다. 문제는 리모델링으로 임대주택사업 중단 시 과태료를 내야 하는지, 종합부동산세 합산 배제 등 기존 혜택을 뱉어내야 하는지 등 궁금한 사항이 많지만 명확한 답변을 내려주는 곳이 없다는 점이다. 국토교통부·기획재정부·국세청 등 유관 기관에 전화해봤지만 ‘관련 규정이 없어 답변이 어렵다’는 말만 되돌아왔다.



서울경제신문이 과세당국에 문의한 결과 현재 임대주택사업자가 리모델링으로 사업 중단 시 세제 혜택 지속 여부 등에 대한 명확한 규정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기획재정부 등 정부는 뒤늦게 관련 규정 마련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핵심은 임대주택사업자의 경우 종합부동산세 합산 배제 등 다양한 세제 감면 혜택을 받을 수 있는데, 리모델링을 할 경우 이 같은 혜택이 사라지느냐다. 지난 ‘9·13대책’으로 임대주택사업자에 대한 세제 혜택이 줄었지만 대책 이전 구입 주택에 대해 소급 적용이 되지 않을 뿐더러 장기보유특별공제 등의 혜택은 여전히 남아있다.

현행 민간임대주택에 관한 특별법 시행령 34조를 보면 ‘재개발·재건축 등으로 민간임대주택의 철거가 예정돼 민간임대주택을 계속하기가 곤란한 경우’를 주택 대수선에 따른 임대의무 예외 조항으로 인정하고 있다. 즉 임대사업자가 임대의무기간에 재개발이나 재건축을 진행하더라도 과태료를 내거나 기존 혜택을 박탈당하지 않는 것은 물론 재건축·재개발 기간을 제외한 나머지 임대기간을 그대로 인정받을 수 있다는 것.

문제는 재개발·재건축만 명시돼 있을 뿐 리모델링에 관한 내용은 법에 나와 있지 않다. 아울러 이에 대한 유권해석도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재부 관계자는 “지난해 말부터 관련 문의가 들어와 올해 세법개정안을 통해 규정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리모델링도 결국은 재건축·재건축과 비슷한 규정을 적용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문제가 되는 부분은 임대료 인상 제한인 연 5%보다 돈을 더 받기 위해 기존 등록을 취소하고 새롭게 임대 등록하는 경우”라면서 “이 때는 실제 리모델링(안전진단 통과)이 필요한 경우라고 인정받았으면 과태료를 내는 건 없겠지만 기존 임대기간까지 합쳐서 인정받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주원기자 joowonmail@sedaily.com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