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066570)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가 유럽 시장에서 승승장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 아시아 브랜드 외에 유럽 브랜드까지 OLED 진영에 잇따라 합류하는 것은 화질을 중시하는 시장의 특성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반면 70인치 이상의 대화면을 선호하는 미국 시장에서는 삼성전자(005930)와 LG전자가 60% 이상의 점유율을 양분하고 있어 경쟁이 심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17일 시장조사기관 IHS마킷에 따르면 LG전자는 지난해 유럽에서만 66만6,900대의 OLED TV를 판매했다. 유럽에서 판매된 전체 OLED TV 약 114만대 중 58.3%라는 압도적인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소니가 20만5,300대(17.9%), 필립스가 13만9,400대(12.2%), 파나소닉이 9만9,900대(8.7%)로 뒤를 이었다.
지난해 전 세계에서 팔린 OLED TV 중 45.5%를 소비한 유럽은 가장 큰 OLED TV 시장이다. 업계에서는 OLED TV가 크기보다 뛰어난 화질을 중시하는 유럽 소비자의 취향에 부합한다고 보고 있다. 특히 LG전자와 소니 등 아시아 브랜드에 이어 필립스·로에베·그룬딕 등 유럽 TV 제조사가 OLED 진영에 뛰어들면서 OLED TV로의 대세 전환이 가속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영국의 정보기술(IT) 매체 왓하이파이는 삼성의 8K QLED를 5점 만점에 4점, LG 4K OLED를 5점 만점(65인치 모델 기준)으로 평가하기도 했다.
LG전자는 대형 화면을 선호하는 북미 액정표시장치(LCD) TV 시장에서도 선전하고 있다. 지난해 70인치 이상 TV 322만여대 중 약 170만대(52.6%)가 북미에서 팔렸을 정도로 이 지역은 대화면 TV 선호도가 높다. 그중 삼성전자는 65만1,300대, LG전자는 41만5,100대를 판매하며 북미 대형 TV 시장점유율 38.4%, 24.5%를 각각 기록했다. 한국 업체의 점유율을 합치면 63%에 이른다.
대화면 TV는 주로 LCD 패널로 생산되는 만큼 프리미엄 LCD TV 시장에서 삼성과 LG의 경쟁도 심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권봉석 LG전자 MC/HE사업본부장 사장은 지난 6일 신제품 발표 간담회에서 “올해부터는 프리미엄 LCD TV인 ‘나노셀 TV’ 마케팅도 공격적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삼성전자는 QLED TV의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공격적 마케팅을 추진해 OLED TV 판매량을 넘어선 바 있다. 올해 LG전자는 이를 의식해 OLED와 함께 가격 경쟁력이 있는 LCD TV로 프리미엄 TV 시장을 공략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효정기자 jpar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