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된 천막생활 마치고...광화문 떠난 세월호 영정

이안식 후 서울시청 임시 보관
천막 철거후 추모공간 마련

서울 광화문광장 세월호 천막 철거를 하루 앞둔 17일 오전 천막 앞에서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의 영정을 옮기는 ‘이운식’이 진행되고 있다. 세월호 희생자 영정은 서울시청 신청사 지하 서고에 임시 보관되며, 천막 철거 후 ‘기억·안전 전시공간’이 마련된다./오승현기자

“사랑하는 아들 딸들아, 우리를 잊지 않은 분들에게 인사하고 떠나자.”

서울 광화문광장에 안치됐던 세월호 희생자들의 영정을 옮기는 이안식(移安式)이 17일 열렸다. 참사 발생 약 5년만에 세월호 천막이 철거되면서 영면을 위한 준비과정이 진행된 것이다.


이날 이안식에는 유가족과 다수의 시민들이 희생자를 추모하는 노란색 재킷이나 패딩 등을 입고 참석했다. 사회자가 304명의 희생자 한명, 한명의 이름을 호명하자 희생자 가족들과 시민들이 참았던 눈물을 터뜨렸다. 장훈 4·16 세월호 참사 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은 “우리는 이곳에서 단식을 했고 삭발을 했고 물대포와 싸웠다”며 “우리 아들, 딸들아 이제 엄마, 아빠 가슴에 안겨 잠시만 집으로 가자”고 희생자들에게 고했다.

이안식 후 희생자들 가운데 289명의 영정은 서울시청으로 옮겨졌다. 18일 세월호 천막이 철거될 예정이어서 희생자 영정은 시청 신청사 지하 서고에 임시로 보관된다. 세월호 유가족협의회는 최종적으로 영정을 어디로 옮길지는 아직 정하지 못했다.

세월호 천막 철거가 끝나면 광화문광장에는 참사를 기리는 ‘기억·안전 전시공간’이 79.98㎡ 규모로 마련된다. 추모 공간은 2개 전시실과 시민참여공간, 진실 마중대 등으로 구성된다. 서울시는 전담직원을 지정해 전시공간을 직접 운영하되 유가족과 자원봉사자와 협력해 시민과 함께하는 공간으로 만들 방침이다./김정욱기자 myk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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