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뱅 멤버 승리와 가수 정준영 등이 참여한 카카오톡 대화방에 언급된 윤모 총경이 청와대 근무기간 이들과 식사를 하거나 골프를 친 것으로 확인됐다. 승리가 운영했던 술집 ‘몽키뮤지엄’의 단속 정황을 미리 알려준 데 이어 ‘김영란법’ 위반 논란까지 제기될 전망이다. 윤 총경과 단속 정황을 알려준 다른 현직 경찰관은 입건됐다.
18일 경찰에 따르면 윤 총경 등 경찰 3명을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로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윤 총경은 강남서 경찰관에게 지난 2016년 승리와 유리홀딩스의 유모 대표가 공동 설립한 술집 ‘몽키뮤지엄’의 식품위생법 위반 사건과 관련해 경찰에 접수됐는지, 누가 진술했는지 등을 알아봐 달라고 했다. 윤 총경에게 사건 정황을 알려준 현직 경찰관은 현재 각각 서울 수서경찰서, 지방청 지능범죄수사대에 근무하고 있다. 당시 몽키뮤지엄은 일반 음식점으로 신고하고 클럽처럼 영업해 경쟁 업체로부터 신고를 당했다. 윤 총경은 생활안전과장으로 근무했던 강남서의 팀장급 직원에게 전화해 사건에 관해 물어본 것으로 확인됐다. 윤 총경과 윤 총경에게 단속 정황을 알려준 경찰관 2명, 지난해 7월 미성년자가 버닝썬에 출입해 주류를 구매한 사건을 담당한 강남서 소속 경찰관 모두 대기 발령됐다.
윤 총경은 지난 2016년 지인을 통해 유리홀딩스의 대표인 유모씨를 소개받아 2017~2018년 유씨와 골프를 쳤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총경은 2017년 12월부터 2018년 7월까지 청와대 민정수석실에서 일했다. 당시 골프 자리에 연예인도 참석했던 것으로 보인다. 경찰 관계자는 “골프를 친 횟수는 한 자릿수로 보고 있다”며 “김영란법 위반 여부에 대해서도 조사 중이다”고 말했다.
버닝썬 논란이 경찰 유착으로 확대되고 현직 경찰관이 줄줄이 입건되면서 경찰에 대한 불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원경환 서울지방경찰청장은 “수사 역량을 집중해 전방위로 수사하고 있음에도 국민적 불신과 우려가 상당하다는 것을 저는 무겁게 인식하고 있다”며 “경찰 유착에 대해서는 어느 누구라도 예외가 없다. 어떤 직위에 있든지 어떤 계급이든지 지휘 고하 막론하고 엄중 조치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지영기자 jiki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