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연 신영증권 자산운용부장
중국의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지난 2015년을 정점으로 계속 감소하고 있다. 올해는 경상수지가 적자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경상수지 문제는 미중 무역전쟁 이슈에 가려 부각되지 않고 있는 듯하나 투자자에게 있어 시사하는 바는 크다고 생각된다.
수출이 중국의 경제성장을 견인하던 시대에서 내수 소비가 그 역할을 담당하는 구조적 변화를 생각하면 경상수지의 감소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중국인의 해외여행 증가에 따른 여행수지 적자 확대, 지적재산권 보호 확대 등으로 인한 해외 로열티 지급 증가 등을 감안할 때 경상수지가 줄어드는 추세는 일시적이 아니라 구조적이라고 할 수 있다.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세계 경제가 침체를 겪고 있을 때 중국은 ‘가전하향’ 정책과 같은 과감한 경기부양책을 시행하며 구원투수 역할을 했다. 전 세계를 누비며 왕성하게 부동산·자원·기업 등 자산을 매입해 자산 가치 상승에 일조하기도 했다. 경상수지 흑자를 발판으로 가능했다고 생각된다.
과거와 달리 외국인 투자를 지속적이고 안정적으로 유입시켜야 하는 상황이 돼가고 있다. 자본시장의 개방 범위와 시기가 좀 더 앞당겨질 것을 예상해볼 수 있다. 위안화의 가치는 수출 경쟁력을 위해 낮추려 하기보다 외국자본 유치와 내수 소비 활성화를 위해 안정적으로 유지하려고 노력할 것이다. 경제성장 둔화와 감세정책으로 인해 재정수입에 어려움이 예상되는 만큼 재정지출에 있어 더욱 신중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요구와 맞물리면서 특히 보조금 정책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미국 국채에 대한 주요 투자자로서의 중국의 역할에 있어서도 변화가 불가피해 보인다.
중국은 경상수지가 균형을 맞추도록 노력할 것으로 보인다. 내수 소비 활성화 정책과 함께 중국 소비자의 눈높이가 높아짐에 따라 소비 업그레이드 현상이 나타나고 있어 수입품에 대한 수요는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해외여행 증가에 따른 여행수지 악화가 경상수지 감소의 주요인 중 하나이기 때문에 국내여행을 활성화하고 해외에서의 소비를 내수 소비로 전환하려는 정부의 노력은 더욱 강화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중국 증시는 올해 들어 무역전쟁 타결을 낙관하는 분위기와 미국의 금리 인상 속도 조절로 빠르게 회복하는 모습을 보여주고는 있으며 여기에 경기부양에 대한 기대감도 시장에 적지 않다. 올해는 중국의 경제정책에 있어 근본적인 변화가 나타나는 원년이 될 것이며 6~6.5%의 경제성장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어떤 형태로든 부양책이 동원될 것이다. 하지만 그 방법은 과거와 다를 것으로 보인다. 대규모 경기부양을 기대하는 등의 중국 투자에 있어 전략적인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중국 경제의 성장에 기대는 투자에서 보다 세밀한 투자전략이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