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이 세계 최고속 슈퍼컴퓨터 보유국 타이틀을 두고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중국이 미국에 추월당한 세계에서 가장 빠른 슈퍼컴퓨터 보유국 자리를 탈환하기 위해 앞으로 3년간 수십억 달러를 투입할 계획이라고 밝히자 미국도 이에 질세라 새로운 프로젝트를 공개하며 위상을 지키겠다고 나섰다.
미 연방 에너지부와 에너지부 산하 아르곤국립연구소는 18일(현지시간), ‘반도체 칩 자이언트’ 인텔(Intel Corp), 슈퍼컴퓨터 전문 제조업체 ‘크레이’(Cray Inc) 등과 함께 엑사플롭(ExaFlop)급 최고속 슈퍼컴퓨터 ‘오로라’(Aurora)를 개발, 2021년부터 가동하겠다고 발표했다. 총 5억 달러(약 5,500억 원) 규모의 예산은 에너지부가 전액 지원한다.
오로라는 초당 100경 번 이상의 데이터 연산 처리 능력을 갖춘 엑사플롭급 슈퍼컴퓨터로 제작된다. 개발 성공시 기존의 페타(Peta·천조) 스케일을 넘는 세계 첫 엑사(Exa·백경) 스케일 슈퍼컴퓨터가 된다. 로이터 통신은 “오로라의 주요 미션 중 하나는 핵폭발 시뮬레이팅을 비롯한 핵무기 연구가 될 것”이라며 “라이브 핵폭발 실험이 금지된 이래 시뮬레이션은 핵무기 개발에 지주 역할을 해왔다”고 전했다.
현재 세계에서 가장 빠른 슈퍼컴퓨터는 미국 에너지부 산하 오크리지국립연구소에 있는 서밋(Summit)이다. 작년 6월 가동을 시작한 서밋의 최대 연산 속도는 207 페타플롭스(초당 20경7,000조 번)다. 2위는 캘리포니아 주 로렌스 리버모어국립연구소의 ‘시에라’(Sierra), 3위와 4위는 중국 ‘선웨이 타이후라이트(Sunway TaihuLight)와 ’텐허-2(Tianhe-2)로, 미국과 중국이 최선두권에서 각축을 벌이고 있다.
지난해 미국에 세계에서 가장 빠른 슈퍼컴퓨터 보유국 자리를 뺏긴 중국은 슈퍼컴퓨터 기반시설을 업그레이드하기 위해 수십억 달러의 예산을 투입할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이날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은 특히 작년 10월 선보인 엑사플롭스(EF)급 슈퍼컴퓨터 시제품 ‘슈광(Shuguang)’을 조만간 세계에서 가장 빠른 슈퍼컴퓨터로 등극하게 하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은 슈광이 가동되면 미국의 서밋을 제치고 세계에서 가장 빠른 슈퍼컴퓨터 자리를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중국 서버기업 수곤이 개발한 슈광은 1초에 100경 회의 연산을 할 수 있는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민주기자 parkmj@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