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PD수첩’이 대한민국의 의대 쏠림 현상과 해외 의대 유학에 대해 집중 취재했다.
대한민국에서 상위 0.5%만 들어갈 수 있는 의대. 이미 전국의 지방 의대 커트라인은 서울대 일반 학과를 앞질렀다. 전국의 의대란 의대는 다 훑고 그다음 차례가 서울대 공대라는 웃지 못할 일도 벌어졌다. 의대행 반수를 하기 위해 어렵게 들어간 소위 S.K.Y를 한 학기 만에 자퇴하는 학생들도 부지기수. 입학 정원은 전국 41개 의대를 모두 포함 3,000명 남짓, 전국 0.5% 내에 들어야 가능한 일이지만 너도 나도 의대를 향해 달린다.
이러다 보니 때아닌 특수를 노리는 곳이 있다. 상위 0.5 %에 들지 못해도 의사가 되는 길을 알려준다는 유학원들이다. 유학원들은 문턱이 비교적 낮은 해외 의대에 쉽게 들어가면 한국에서도 의사가 될 수 있다며 학생들을 모으는 중이다. 보건복지부가 인정하는 해외 의대를 졸업하면 한국의 국시를 볼 수 있는 자격이 생기기 때문에 한국 의대의 좁은 문을 뚫지 못한 학생들에게는 매력적인 대안인 것이다. 해외 의대 유학이 성황한 지 십여 년이 흐른 지금, 의대 유학을 떠난 학생들은 다시 한국으로 돌아와 의사가 되었을까?
해외 의대 유학의 선두주자는 헝가리. 이미 2000년대 초부터 의대 유학처로 각광을 받다 최근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의 인증을 획득하여 국내 의사고시 합격자를 배출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부푼 꿈을 안고 낯선 나라의 의대에 입학했던 학생들은 하나같이 ‘기대와는 다른 점들이 많았다’고 한다. 입학 보다 졸업이 어려운 헝가리 의대의 특성상 유급, 제적이 많아 중도 탈락의 위험이 높았다는 것. 실제로 지금까지 헝가리 의대를 졸업하고 한국에서 의사가 된 사람은 25명뿐이다. 십 년이 훨씬 넘는 기간 동안 헝가리 의대로 떠난 수 백여 명의 학생들은 어디로 간 것일까? 의사가 되지 못한 학생들은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
현재 새롭게 의대 유학처로 떠오르는 곳이 있다. 바로 우즈베키스탄, 키르기스스탄 같은 중앙아시아 의대다. 비교적 적은 비용, 수월한 입학과 졸업, 통역을 대동한 수업을 장점으로 집중 홍보, 학생을 유치 중이다. 놀라운 것은 이렇게 해외 의대로 눈을 돌리는 학생들의 부모 중 많은 수가 의사라는 것이다. 유학을 준비하는 데 수천만 원이 드는 데다 입학 후 적게는 해마다 4, 5천만 원 많게는 1억 원 이상이 들기 때문이다. 실제 ‘PD수첩’이 만난 많은 해외 의대생들의 부모님들은 의사였다. 한 유학원에서는 이 점을 공략, 의사들을 상대로 의협신문에 집중적으로 홍보를 하고 있었다. 의사 부모들은 왜 자녀들을 의사로 만들고 싶은 것일까? 의대로 가는 좁은 문을 뚫기 위해 자녀들을 해외로까지 보내는 이유는 무엇일까?
대한민국의 미친 의대 열풍과 학생들의 꿈을 빌미로 이익을 챙기는 의대 유학원을 집중 조명한 MBC ‘PD수첩’은 3월 19일 밤 11시 10분에 방영된다.
/김진선기자 sesta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