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정치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주호영 자유한국당 의원이 이낙연 국무총리에게 질문하고 있다. /연합뉴스
올해 첫 대정부질문이 시작된 19일 야당은 정부 여당의 각종 의혹을 전형적인 ‘내로남불’이라고 규정하며 파상공세를 퍼부었다. 국회 인사청문보고서가 채택되지 않은 장관을 임명하고 공공기관 낙하산 인사 등의 반칙을 일삼고 있다고 지적했다. 무엇보다 야당은 하노이 핵 담판 결렬에 따른 남북관계와 한미동맹 등 안보 문제를 중심으로 화력을 끌어올렸다. 최근 내정된 장관 후보자의 자질 문제가 도마에 오르기도 했다. 특히 자유한국당은 김경수 경남지사가 공모했다는 혐의를 받는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의 재특검 필요성을 요구했다. 여당은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설치와 선거제 개편의 당위성을 설명하며 정부에 힘을 보탰다.
대정부질문의 포문은 곽상도 한국당 의원이 열었다. 곽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 딸 다혜씨의 해외거주 배경에 의혹이 있다”며 “누가 감찰을 해야 하냐”고 따져 물었고 이에 박상기 법무부 장관은 “사안이 감찰의 대상인지 모르겠고 특별감찰관은 국회 추천이 있어야 임명이 가능한데 그간 추천되지 않았다”고 맞받았다. 채이배 바른미래당 의원은 국회 인사청문보고서가 채택되지 않은 현 정부 장관을 열거하며 “내로남불 정권”이라며 “박근혜 정부를 비판했던 정부 여당이 스스로 되돌아봐야 한다”고 비판했다.
김재경 한국당 의원은 현 정부의 대북정책을 파고들었다. 김 의원은 “남북정상회담 등은 ‘평화 이벤트’”라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비핵화 발언을 정부가 지나치게 신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이낙연 총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김 위원장이 완전한 비핵화를 여러 차례 말했다고 전했다”며 “(저도) 트럼프와 같은 심정”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한미동맹이 굳건해야 하는데 상황이 거꾸로 가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고 이 총리는 “최근 연합훈련 유보 등이 한미동맹을 약화시켰다고 할 수 없다”고 맞받았다. 한국당의 주호영·박성중 의원은 드루킹 사건의 재특검을 주장해 눈길을 끌었다.
야당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자질 문제를 두고도 공세를 이어갔다. 주 의원은 김연철 통일부 장관 후보자를 겨냥해 “친북 성향을 여지없이 드러내는 사람인데 다 알고 (총리가) 제청했나”라고 캐물었고 이 총리는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검증해달라”고 당부했다.
야당의 집중포화에 여당은 정부를 두둔하며 개혁입법에 만전을 기해줄 것을 당부했다. 전해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공수처 설치는 국론 분열 방지, 국민들의 불필요한 사법 비용 낭비 방지를 위해서도 반드시 우리 정부가 이뤄내야 할 개혁과제”라고 강조했고 같은 당 김종민 의원은 “선거제 개편으로 비례성을 확대하고 소수의 목소리를 존중하며 지역주의를 타파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채 의원이 지난해 시작된 여야정국정상설협의체의 조속한 재개를 촉구하자 이 총리는 “한국당 새 지도부 구성에 따라 문 대통령과 대화를 나눌 자리를 준비 중”이라며 “빨리 열리길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송종호·양지윤기자 joist1894@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