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10 꼬르소 꼬모 서울’ 청담점을 찾은 카를라 소짜니 여사./사진제공=삼성물산
“10 꼬르소 꼬모를 한마디로 정의한다면 ‘가치를 공유하는 곳’이라고 말하겠습니다.”
세계 최초의 편집숍인 ‘10 꼬르소 꼬모’의 창립자인 까를라 소짜니(사진·72) 여사는 20일 서울 청담동의 10 꼬르소 꼬모 서울에서 기자들과 만나 “잡지를 만들면서 내가 경험한 것을 공유하고 싶어 오프라인 매장으로 옮긴 게 바로 10 꼬르소 꼬모였다”며 자신의 브랜드 철학을 밝혔다. 카를라 여사는 올해 ‘10 꼬르소 꼬모 서울’ 청담점의 11주년을 기념해 최근 방한했다.
사실 10 꼬르소 꼬모가 탄생한 1990년 당시만 해도 옷은 개별 브랜드 매장에서 사는 게 일반적이었다. 패션과 리빙, 카페, 식당이 한데 어우러지기는커녕 여러 브랜드의 옷을 함께 판다는 것조차 상상하기 어려운 분위기였다. 하지만 10 꼬르소 꼬모는 이를 한 데 모았다.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편집숍, 복합쇼핑몰 등이 성행하고 패션보다 라이프스타일이 더욱 주목받게 된 현 흐름을 30년 전부터 미리 내다본 셈이다. 세계적 패션잡지인 이탈리아 ‘보그’의 에디터 생활로 시작해 미국 보그 에디터와 이탈리아 ‘엘르’ 편집장 등을 지내며 쌓은 식견이 혜안의 밑바탕이 됐다.
카를라 여사는 최근 온라인 쇼핑의 급성장과 함께 오프라인 매장들이 쇠퇴하는 상황에 대해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그는 “최근 온라인시장의 확대로 오프라인 매장상품이 경험의 대상이 아닌 가격 비교의 대상이 된 것은 안타깝다”며 “그럼에도 오프라인은 소비자에게 경험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강점이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 패션에 대한 애정도 나타냈다. 카를라 여사는 “한국 신진 디자이너들의 열정과 철학을 높이 산다”며 “편집숍뿐 아니라 대형 패션업체들이 신진 디자이너들을 지원해야 ‘빅 브랜드’들이 나오고 서울 패션위크가 세계적 패션행사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고 말했다. 평소 ‘명품’이라는 단어를 써본 적 없다는 카를라 여사는 “이 곳에 있는 것 자체를 충분히 즐기고 시간을 쓰는 게 중요하다”며 10 꼬르소 꼬모가 내세우는 ‘슬로우 쇼핑’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변수연기자 dive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