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정 청와대 부대변인은 이날 기자들에게 보낸 메시지를 통해 “방문국 국민에게 친숙함을 표현하고자 현지어 인사말을 작성하는 과정에서 혼선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고 부대변인은 이날 오후 브리핑에서도 “청와대 내에서 말레이시아어를 알 수 있는 사람이 없기 때문에 한국에서 미리 작성했던 것은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며 “현지에 가서 확인하고 넣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고 부대변인이 언급한 현지는 주말레이시아 대사관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결론적으로 청와대 외교 라인에서 대통령의 현지 인사말도 제대로 확인을 하지 않은 셈이 돼 의전 논란을 피해가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 13일 마하티르 모하맛 총리와 정상회담을 가진 뒤 열린 공동 기자회견에서 ‘슬라맛 소르(Selamat sore)’라고 인사를 건넸다. 하지만 말레이시아어의 오후 인사말은 ‘슬라맛 쁘탕(Selamat petang)’으로 ‘슬라맛 소르’는 인도네시아어 인사말이다. 이 같은 실수는 말레이시아에 도착한 날 첫 일정이었던 한류-할랄 전시회에서도 발생했다. 고 부대변인은 “이러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해나가겠다”면서 “말레이시아 정부로부터 문제 제기는 없었다”고 밝혔다.
앞서 이경찬 영산대 교수는 지난 14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같은 역사적 뿌리를 공유하지만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는 한때 말레이시아 연방 성립을 놓고 소규모 전쟁까지 벌였다”며 문 대통령의 인사말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윤홍우기자 seoulbird@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