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모델 만난 보우소나루…트럼프와 '애정' 과시

美·브라질 백악관서 정상회담
베네수엘라 문제 등 공조 강화
일각 "中 관계 고려를" 지적도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시작하며 상대방의 이름이 적힌 양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유니폼을 선물로 맞교환하고 있다. /워싱턴DC=로이터연합뉴스

‘남미의 트럼프’로 불리는 극우 성향의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취임 후 첫 양자외교로 미국을 공식 방문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났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양국이 역대 최상의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며 미국과의 찰떡 공조를 예고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브라질을 주요 비(非)나토(NATO) 회원국으로 지정하겠다고 화답했다. 다만 브라질 내부에서는 지나치게 친미 행보를 보이는 보우소나루에 대한 비판 여론과 중국과의 전략적 관계도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보우소나루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 뒤 공동 기자회견에서 “브라질을 주요 비나토 동맹국으로 지정하려고 생각한다”면서 “만약 여러분이 그것에 대해 생각하기 시작한다면 나토 동맹국이 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주요 비나토 동맹국은 미군과 전략적 협력관계를 맺고 있지만 나토 가입국이 아닌 가까운 우방국에 미 정부가 부여하는 지위다. 한국·호주·아르헨티나 등 16개국이 이 지위를 갖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브라질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을 지원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브라질은 지난 2017년 5월 말 OECD 가입을 위한 신청서를 제출했으며 아르헨티나와 가입을 위한 물밑경쟁을 벌여왔다. 현재 중남미에서는 멕시코와 칠레·콜롬비아 등 3개국이 OECD에 가입돼 있다.

두 정상은 ‘한 나라 두 대통령’ 사태를 겪고 있는 베네수엘라 문제에서도 공조를 약속했다. 두 정상은 회견에서 “미국과 브라질은 베네수엘라의 니콜라스 마두로 독재정권을 끝내기 위해 가능한 모든 것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베네수엘라에 대한 미국의 군사적 개입을 위해 브라질 영토의 이용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브라질은 베네수엘라와 국경이 접해 있어 유사시 콜롬비아와 함께 미군이 투입될 수 있는 후보지로 꼽힌다.

올 초 보우소나루 대통령 취임 이후 돈독한 관계를 유지해온 두 정상은 이날 회동에서도 축구 유니폼을 교환하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그러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상에는 보우소나루가 트럼프의 환심을 사려 지나친 모습을 보였다는 비난이 쏟아졌다. 그는 오는 2020년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재당선을 굳게 믿는다며 ‘대통령의 이상적 모델’이라는 찬사를 보내기도 했다.

이에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미국과의 관계에 집중하다 국내 정치적 기반을 잃는 함정에 빠질 수 있다는 관측이 일각에서 제기된다. 지난해 10월 65%의 지지를 받고 당선된 그의 지지율은 취임 두 달 만에 38%까지 폭락한 상태다. 노골적인 친미 행보가 중국과의 관계를 불안하게 만들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근 중국 재경망은 중국과 브라질 관계가 갈수록 불투명해지고 있으며 중국의 브라질에 대한 투자에도 상당한 제한이 가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박민주기자 parkm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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