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이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의 주주총회 안건에 모두 반대표를 던진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분식회계 혐의로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관련 사건 당시 주요 임원의 재선임을 추진한 바 있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는 20일 오후 7시 30분부터 약 4시간에 걸쳐 의결권 행사 분과위원회를 열고 삼성바이오로직스와 현대엘리베이(017800)터의 주총 안건에 대해 심의했다.


국민연금은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이후 주주총회에 앞서 개별 안건에 대한 의결권 방향(찬성ㆍ반대)을 사전 공개한다. 이번 논의는 국민연금기금운용지침에 따라 기금운용본부가 수탁자책임 전문위에 결정을 요청해 이뤄졌다.

22일 정기주총을 여는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해 수탁자책임위는 주총 안건 중 재무제표 승인의 건, 김중동 경영자원센터장의 사내이사 재선임의 건, 정석우 고려대 교수, 권순조 인하대 교수의 사외이사 재선임,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의 건에 대해 각각 반대하기로 했다. 아울러 이사보수 한도 승인의 건에 대해서도 반대 의견을 낸다.

위원회는 재무제표 승인의 건과 이사보수한도 승인의 건에 대해서는 “증권선물거래위원회 감리결과 및 제재 취지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또 사내이사 선임의 건과 사외이사 선임의 건에 대해서는 “기업가치 훼손이나 주주권익 침해 이력에 해당한다”며 “특히 사외이사 선임의 건은 주주권익 침해에 대한 감시 의무를 소홀히 했다”고 설명했다.

수탁자책임위는 이날 현대엘리베이터가 이번 주총 안건으로 올린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의 건에 대해서는 최종적으로 ‘기권’을 행사하기로 했다. 수탁자책임위는 “상호출자기업집단 내의 부당 지원행위가 있어 기업가치 훼손이 있다고 볼 수 있지만, 장기적인 주주 가치에 미치는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기권으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기권은 출석한 주주의 의결권 수에 산입하지 않은 방식을 의미한다./강도원기자 theon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