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 국제금융시장] 연준발 훈풍에도 '혼조'

미중 무역협상 불확실성에 다우지수 0.55% 하락
나스닥은 소폭 올라...유가는 美재고 감소에 강세



미국 뉴욕증시의 주요지수는 20일(현지시간)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 금리 동결 등 정책 호재에도 불구하고 미중 무역협상 타결에 대한 불확실성이 재차 부상하면서 혼조세로 마감했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141.71포인트(0.55%) 내린 25,745.67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도 8.34포인트(0.29%) 하락한 2,824.23에 장을 마쳤지만,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5.02포인트(0.07%) 오른 7,728.97을 기록했다.

시장은 3월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결과와 미중 무역협상 관련 소식 등을 주시했다. 연준은 이날 종료된 3월 FOMC에서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동결했을 뿐 아니라 향후 금리 경로 전망인 ‘점도표’를 통해 올해 금리를 올리지 않는 것이 기본적인 시나리오라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내놓은 점도표에서는 올해 두 번 금리 인상 방안을 제시 했는데 대폭 후퇴한 셈이다. 한 번의 금리 인상 전망 정도로 하향 조정될 것으로 본 시장 예상보다 더 비둘기파적이었다.

연준은 또 대차대조표 축소도 앞서 예고했던 4분기보다 이른 9월 말에 종료하기로 했다. 5월부터는 자산축소 규모도 줄인다.


뉴욕증권거래소 내부

연준이 기준 금리 향방과 보유 자산 축소 계획 등에서 시장 예상보다 완화적인 정책을 발표하자 주가지수도 장 초반 하락세를 딛고 상승 반전하는 등 긍정적으로 반응했다.

다만 주요 지수의 상승세는 오래가지 못했다. 연준이 예상보다 훨씬 비둘기파적으로 변한 것이 경기 둔화를 암시하는 것 아니냐는 불안이 불거졌기 때문이다. 연준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3%에서 2.1%로 낮췄다. FOMC 이후 미 국채 금리가 큰 폭 하락하면서 은행주 주가를 끌어 내린 점도 증시 전반에 부정적으로 작용했다.

여기에 미중 무역협상 불확실성이 커진 점도 증시를 압박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중국산 제품에 대한 수입 관세를 상당 기간 유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 협상을 타결하고 나면 중국이 이를 준수할 것이란 점을 확실히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종목별로는 JP모건체이스가 2.1% 하락했다. 페덱스 주가는 3.5%가량 내렸다. 포드는 2.2%, GM은 3.3% 각각 하락했다. 업종별로는 금융주가 2.09% 급락했으며 산업주도 0.63% 내렸다. 반면 유가 상승에 힘입어 에너지는 0.89% 상승했고, 커뮤니케이션도 1.16% 올랐다.

국제유가는 이날 강세를 보였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4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0.80달러(1.4%) 상승한 59.8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한때 배럴당 60달러를 넘기도 했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4월물 브렌트유도 배럴당 0.80달러(1.2%) 오른 68.41달러에 거래됐다.

미국의 원유재고가 급락했다는 소식이 유가 상승을 견인했다는 분석이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미국 원유재고는 지난주 약 960만 배럴 감소했다. 30만 배럴 증가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예상을 웃돌면서, 지난해 7월 이후로 최대 감소폭을 기록했다고 CNBC방송은 전했다.

국제 금값은 소폭 하락했다.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4월 인도분 금은 온스당 4.8달러(0.4%) 하락한 1,301.7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미·중 무역협상이 막판 난항을 겪고 있다는 관측 속에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금값 하락을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뉴욕 = 손철 특파원 runiro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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