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러스 직원들이 글로벌 기업 엔비디아의 클라우드게임 ‘지포스 나우’를 이용해 포트나이트, 리그오브레전드 같은 고사양 게임을 즐기고 있다. /사진제공=LG유플러스
세계 최초 5세대(5G) 통신 상용화가 2주 앞으로 다가오면서 SK텔레콤(017670), KT(030200), LG유플러스(032640) 등 3대 이동통신사의 패권 다툼도 치열하다. 3사 모두 개인과 기업, 게임부터 자율주행차,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 등 우리 삶과 맞닿은 모든 분야를 아우르는 서비스를 내놓고 있지만, 각자 강점을 토대로 SK텔레콤은 모바일, KT는 기업간거래(B2B), LG유플러스는 미디어에 공을 들이고 있다. 텃밭부터 단단히 다진 다음 본격적인 경쟁에 뛰어들겠다는 전략이다.
21일 이통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의 이동전화 부문 점유율은 47.4%(지난해 9월 기준)로 시장 절반을 차지하는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다. 5G 시대 역시 스마트폰에 핵심 역할을 하는 만큼 SK텔레콤은 이를 기반으로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오는 26일 정기주주총회를 앞두고 주주들에게 보낸 최고경영자(CEO) 편지에서 “5G 경쟁력의 기본은 핵심 사업인 무선통신 사업의 경쟁력에서 시작된다”며 “경쟁의 판을 바꾸는 압도적인 1위 사업자로 거듭나겠다”고 강조했다. 이후 인공지능(AI) 인프라 기반의 스마트팩토리·융합보안·자율주행·스마트시티 등 B2B로도 영역을 넓힐 계획이다. SK텔레콤의 한 관계자는 “궁극적으로는 모바일을 초월하는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이자 서비스 혁신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유선을 기반으로 기업 솔루션까지 전방위적 사업을 전개하는 ‘공룡’ KT는 B2B를 우선 공략한다. 황창규 KT 회장은 지난 15일 주요 20개국 재계 대표회의 ‘B20 서밋’ 참석차 일본 도쿄를 방문한 자리에서 “초연결과 초지능을 특징으로 하는 4차 산업혁명이 5G를 토대로 일어난다”며 “5G가 80% 이상을 차지하는 기업사업 부문을 중심으로 그간 준비해온 하나하나의 에너지들이 올해 폭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KT는 현대중공업과 함께 1년 전부터 세계 최초 5G 조선소를 만들어 생산성과 업무능률을 높이는 등 4차산업혁명을 현실화하고 있다. 황 회장은 5G를 통신 플랫폼 분야의 ‘반도체’로도 비유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5G 서비스 초반 콘텐츠도 제한적이고, 요금제도 규제를 받는다”며 “KT는 데이터 이용량이 훨씬 크고 확장성도 있는 B2B에 처음부터 주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LG유플러스는 미디어·콘텐츠 분야 차별성을 강조하고 있다. 인터넷TV(IPTV)를 통해 3사 중 유일하게 지난해 11월부터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넷플릭스’ 콘텐츠를 공급하면서 가입자 끌어모으기에 나섰다. 이날도 글로벌 컴퓨터 그래픽 기업인 엔비디아의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 ‘지포스 나우’의 단독 출시 소식을 알렸다. 포트나이트와 리그오브레전드(LOL·롤) 같은 PC방용 고사양 게임을 5G 스마트폰과 IPTV로 제공해 게임 마니아를 고객으로 편입한다는 전략이다.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이 지난 15일 정기주총에서 “확대된 고객기반과 사업자 제휴, 차별화된 서비스로 업그레이드된 미디어 경쟁력을 활용해 5G 우위에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김홍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당장은 초고화질(UHD)이나 VR 정도가 5G의 핵심 서비스로 보이겠지만 점차 자율차나 웨어러블 등 다양한 서비스가 나오며 통신사들이 새로운 성장의 기회를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진혁기자 liberal@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