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준의 이번 결정은 급격한 한미 금리격차 확대 우려가 약화됐다는 점에서 반가운 일이다. 연준이 올해 금리를 올리지 않으면 한미 금리격차는 현재의 0.75%포인트에서 더 벌어지지 않게 된다. 1%포인트까지 확대될 경우 자본유출 등 상당한 부작용이 걱정됐는데 다행이다. 그렇다고 긍정적인 요인만 있는 것은 아니다.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긴축 유지에 방점이 찍혔던 연준의 기조가 급선회한 것은 그만큼 미국 등 글로벌 경기가 불확실하다는 방증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연준의 금리 동결 결정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Brexit)와 미중 무역분쟁과 관련한 우려를 드러낸 것”이라면서 “미국 경제의 지속 가능성을 연준이 회의적으로 보고 있다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실제 미국 연준은 이날 금리 동결과 함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지난해 12월의 2.3%에서 2.1%로 내렸다. 미국만이 아니다. 중국은 지난해 4·4분기 성장률이 6.4%로 떨어졌고 일본 역시 0.5% 성장에 그쳤다. 올해 경기여건도 녹록지 않다.
우리나라라고 좋을 리 없다. 반도체 부진의 여파로 수출이 넉 달째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21일 보고서에서 3~4월 한국의 경상수지 흑자가 10억달러를 밑돌아 8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할 것으로 봤다. 특히 4월에는 적자가 날 수 있다는 우울한 전망까지 내놓았다. 비관도 낙관도 금물이지만 미국 연준이 주는 신호를 정부는 정확히 파악할 필요가 있다. 한숨 돌렸다고 안심하지 말고 글로벌 경기침체에 대비한 만반의 대책을 서둘러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