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의 감산 방침 발표 이후 삼성전자(005930)·SK하이닉스(000660) 주가가 나란히 강세를 나타냈다. 최근 삼성전자·SK하이닉스에 대해 증권업계에서는 반도체 업황 부진에 따른 1·4분기 실적 전망치 하향 조정이 이어졌다. 당분간 반도체 업황 개선이 쉽지 않다는 전망에 따라 주가도 부진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으나 마이크론의 감산을 계기로 수급이 개선돼 업황 및 주가 반등에 대한 기대가 높아졌다는 진단이 나온다.
21일 삼성전자는 4.09% 상승한 4만5,850원, SK하이닉스는 7.66% 상승한 7만5,900원에 마감했다. 두 기업 모두 올해 일간 기준 최고 상승률이다. 외국인·기관투자가들이 동반 매수에 나서면서 상승세를 이끌었다. 이날 삼성전자에 대해 외국인은 1,955억원, 기관은 403억원 규모를 사들였고 SK하이닉스에 대해서는 외국인이 1,189억원, 기관이 1,910억원 순매수했다. 외국인 순매수 금액은 삼성전자의 경우 1월31일(2,629억원) 이후, SK하이닉스는 1월25일(1,756억원) 이후 최대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추가 금리 인상이 없을 것임을 시사한 것 역시 이날 외국인 매수세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 순매수 금액은 1월25일(8,214억원) 이후 가장 많은 4,868억원을 기록했다.
증권업계에서는 마이크론의 D램 및 낸드플래시 생산량 5% 감산 방침이 반도체 시장의 수요 회복과 업황 개선으로 이어질 것으로 관측됐다. 2·4분기부터 삼성전자 실적 회복세가 나타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이순학 한화투자증권(003530) 연구원은 삼성전자 2·4분기 영업이익을 7조6,370억원으로 추정하면서 “반도체 부문에서는 메모리 가격 하락이 지속되겠지만 D램·낸드플래시 출하량 증가에 따라 이익 감소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한다”며 “1·4분기에도 출하량이 우려했던 것보다 좋게 나타나고 있고 2·4분기에는 1·4분기 대비 15% 이상 증가해 회복 국면에 진입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박경훈기자 socool@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