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80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습니다. 올해부터는 일본에 베개와 토퍼 등을 수출할 예정입니다. 2020년 매출 500억 원을 목표로 열심히 달리겠습니다.”
황병일(54·사진) 트윈세이버 대표는 24일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현재는 주로 홈쇼핑 등에서 제품을 판매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렌털 서비스 등도 시작해 사업을 확장하려고 한다”면서 “제품군도 베개 중심에서 모션베드와 매트리스 등 수면건강에 유익한 제품들로 넓히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황 대표는 지난 1999년 트윈세이버를 설립했다. 국내 최초로 메모리폼을 상용화한 데 이어 신소재 ‘스마트폼’을 개발하고 수면전문 브랜드 ‘까르마’를 론칭했다. 현재 약 40곳의 매장이 롯데와 신세계, 현대, 갤러리아백화점 등에 입점해 있다.
까르마의 가장 큰 특징은 자체 수면기술을 제품에 접목했다는 점. 황 대표는 ‘잠 좀 잤으면 좋겠다’와 ‘베개혁명’ 등 수면 관련 서적을 출간하고 수면 강의와 수면 코칭을 하는 수면 전문가다. 황 대표는 “과거 힘들었던 시절 무작정 찾았던 일본 도쿄에서 메모리폼 베개를 접한 것이 인생을 바꿨다”며 “사업 실패로 불면증에 시달렸던 경험을 통해 메모리폼 베개의 가능성을 알아봤다”고 말했다.
황 대표의 인생은 한마디로 파란만장하다. 상고를 졸업하고 대기업에 입사했지만 고졸이란 이유로 온갖 설움을 겪어야만 했다. 야간대학에 들어가 학업과 업무를 병행했고 졸업 후엔 회사를 그만두고 일본 문부성 국비유학에 도전했으나 탈락했다. 그래서 지인이 설립한 중소기업의 창립 멤버로 입사했지만 3년 만에 부도가 났다. 이후 1993년 통신판매사업을 시작해 재기했지만 곧 IMF 외환위기를 맞아 신용불량자가 되고 말았다. 황 대표는 “당시 사업이 잘 돼 연 매출 20억 원을 기록하기도 했다”며 “IMF로 한순간에 신용불량자가 됐을 때 허망함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고 회상했다.
그러나 실패는 전화위복이 됐다. 빚을 갚기 위해 무작정 찾은 일본에서 만난 메모리폼 베개가 현재의 트윈세이버 설립으로 이어졌기 때문. 트윈세이버는 지난 2002년 석탑산업훈장을 받은 데 이어 이듬해 1,000만 달러 수출탑까지 수상했다. IMF로 신용불량자가 된 지 약 5년 만의 일이었다. 황 대표는 “통신판매를 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어떤 제품이 소비자들에게 어필하는지 알 수 있었다”며 “당시 백화점에 전시된 메모리폼 베개를 사람들이 하도 만져서 꼬질꼬질한 것을 보고 확신을 얻었고 전국을 뒤져가며 메모리폼을 생산할 수 있는 업체를 찾아내 제품을 제작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황 대표는 법정관리와 경영권 분쟁으로 해임됐다가 지난해 트윈세이버의 대표 자리를 되찾았다. 지금은 스마트폼으로 제2의 전성기를 준비하고 있다. 까르마가 개발한 스마트폼은 메모리폼을 업그레이드한 제품으로 체압분산을 통해 이용자의 숙면을 돕는 다. 체압분산 외에도 혈액순환이나 내구성 등에서 라텍스나 메모리폼보다 우수하다는 것이 황 대표의 설명이다. 그는 “열에 민감해 겨울엔 딱딱해지고 여름엔 물러지는 메모리폼과 달리 스마트폼은 사계절 변화가 없는데다 통기성까지 우수하다”며 “까르마는 인간의 체온과 체압 등 본연의 기능이 살아나도록 도와주는 인간 친화적인 제품”이라고 강조했다.
/김연하기자 yeona@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