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조의 나치 협력 인정"...獨 부호 가문 128억 기부

라이만가문 "부끄러운 과거 일반에 공개할 것"


독일 부호 가문의 하나인 라이만가문이 2차 세계대전 중 나치에 협력했다는 점을 인정하고 자선단체에 1,000만유로(약 128억원)를 기부하기로 했다.

24일(현지시간) 데일리메일 등에 따르면 라이만가문 대변인인 페터 하르프(사진)는 “우리가 현재 할 수 있는 것에 대해 논의해왔다”면서 “적절한 기관에 기부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르프는 최근 내부 조사를 한 결과 당시 전쟁 중 선조들이 나치를 열렬히 지지하고 강제노동자를 통해 나치를 지원한 사실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그는 라이만가문의 주요 인사로 지난 1954년 숨진 알베르트 라이만과 1984년 사망한 그의 아들이 “유죄”라며 “우리 모두는 부끄러웠다. 아무것도 얼버무릴 것이 없다. 이런 범죄는 역겨운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르프는 이어 “보고서가 완성되면 일반에 공개될 것”이라고 설명하고 “모든 진실은 반드시 밝혀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라이만가문의 투자회사 JAB홀딩은 커피머신 제조사 등 식음료 분야에서 유명한 브랜드들을 소유하고 있다. 닥터페퍼와 크리스피크림·파네라브레드·피츠커피 등이 JAB홀딩이 소유한 브랜드다.

가문의 자산은 330억유로(약 42조3,000억원)로 추산된다. 독일에서 두 번째로 자산이 많은 가문이다.

라이만가문은 2000년대에 선조들의 나치 협력 여부를 조사하기 시작했고 2014년에는 역사학자에게 조사를 의뢰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2차 세계대전 당시 라이만가문의 회사는 1941년부터 군수품을 생산하기 시작했다. 특히 1943년부터 175명의 강제노동자를 무임금으로 동원했다. /김민정기자 jeo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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