던칠러 루마니아 총리 "예루살렘은 이스라엘 수도"... 동유럽에 번지는 반(反) 팔레스타인 기류

루마니아 총리까지 반(反) 팔레스타인 행보에 가세.
텔아비브에 있던 주 이스라엘 대사관 예루살렘으로 옮기겠다 발표
트럼프 행정부 행보 발맞춰 국제법 위반하는 EU국가들 늘어나
루마니아 대통령 및 EU 반대로 실현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

비오리카 던칠러(55) 루마니아 총리가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공식 인정한 가운데 주이스라엘 대사관을 텔아비브에서 예루살렘으로 옮길 방침을 발표했다./연합뉴스

‘친(親) 이스라엘ㆍ반(反)팔레스타인’ 기류가 세계적으로 거세지는 가운데 루마니아 총리도 예루살렘을 이스라엘 수도로 공식 인정하면서 현재 텔아비브에 있는 주이스라엘 대사관을 예루살렘으로 옮기겠다고 밝혔다.

비오리카 던칠러(55) 루마니아 총리는 24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열린 유대계 이익단체 ‘미ㆍ이스라엘 공공정책위원회(AIPAC)’ 연설에서 이같이 발표했다. 던칠러 총리의 발언은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노골적인 ‘친 이스라엘’ 정책에 힘을 실어주고 있는 행보로 해석된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해 주이스라엘 대사관을 예루살렘으로 옮기면서 팔레스타인을 비롯한 국제기구의 강력한 반발을 샀다. 미국의 반팔레스타인 행보는 가속화돼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구호기구(UNRWA)에 대한 지원을 삭감하고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의 미 워싱턴 DC 사무소도 폐쇄했다. 최근엔 지난 1973년 중동전쟁 후 이스라엘과 시리아의 영토 분쟁이 이어지고 있는 골란 고원에 대한 이스라엘의 주권 인정을 옹호했다.

미국의 이런 움직임은 예루살렘을 기독교·유대교·이슬람교의 성지라는 특수성을 고려해 ‘국제사회 담당 지역’으로 선포한 유엔 결의에 반하는 것으로 국제사회의 반발을 샀다. 유럽연합(EU)도 트럼프 행정부의 예루살렘 수도 인정에 반대한다는 공식 입장을 내기도 했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 EU 순회의장국인 루마니아를 비롯해 체코, 헝가리 등 일부 동유럽 국가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행보에 발을 맞추는 기류가 흐르고 있다. 중미 온두라스의 후안 올란도 대통령도 이날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인정하고 무역사무소 개설 방침을 밝혔다.

반면 루마니아 내부에서 대사관 이전에 대한 반대의 목소리 또한 강력해 던칠러 총리가 대사관 이전을 강행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클라우스 요하니스 루마니아 대통령은 던칠러 총리의 행동은 국제법 위반이며 대사관 이전은 대통령 재가를 해야 하는 사안이라 주장했다. 국제사회도 강력한 비판의 목소리를 내세우며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의 사에브 에레카트 사무총장도 “노골적인 국제법과 유엔 결의 위반”이라고 비판하고, EU가 던칠러 총리의 결정에 대한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최정윤 인턴기자 kitty419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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