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그니파이코리아 김문성 대표 "LED조명시장 포화? IoT 품으면 다르죠"

필립스라이팅코리아서 사명 바꿔
조명에 인터넷 연결 AI로 제어
가정용 IoT 조명 '휴' 이미 출시
창원NC파크에 조명시설 구축
경기 흐름 따라 '스포트라이트'
특화제품으로 B2B시장도공략

김문성 시그니파이코리아 대표

“발광다이오드(LED) 조명 시장이 레드오션이라고요? 새롭게 열리는 사물인터넷(IoT) 조명 시장에서 새롭게 성장하겠습니다.”

김문성(61·사진) 시그니파이코리아 사장은 “128년 전통의 필립스가 IoT 시대의 조명 플레이어로 다시 출발선에 섰다”며 이같이 밝혔다.

시그니파이코리아는 필립스라이팅코리아에서 지난 1월 사명을 바꾼 회사다. 네덜란드 로열필립스는 지난해 조명 사업 부문을 시그니파이(Signify)라는 사명으로 분리 상장시키고 전 세계 법인의 이름도 바꿔나가고 있다. 필립스라이팅코리아도 이에 맞춰 시그니파이코리아로 이름을 바꿨는데 단순히 이름만을 바꾼 것이 아니고 IoT 시대에 맞는 제품으로 재도약한다는 목표를 새롭게 세웠다.

김 대표는 “흔히들 LED 조명 시장을 레드오션이라고 하지만 IoT 기반 커넥티드 조명과 기업대기업(B2B) 조명 분야에서는 시그니파이가 독보적”이라면서 “이들 분야에서 승부를 걸겠다”고 말했다.


김 대표 말대로 단순한 LED 조명 시장은 포화상태다. 무엇보다도 중국산 저가 제품 공세를 버티기가 어렵다. 한국 대기업들도 LED 초기엔 야심차게 사업에 진출했지만 지금은 모두 철수했다. 그러나 IoT 커넥티드 조명과 사무실·공장·쇼핑센터·스포츠 경기장·농축산 등 B2B 조명 시장이 커지는 흐름에 맞춰 새 길을 열겠다는 게 시그니파이의 전략이다. 앞으로 시그니파이는 소비자용 조명은 ‘필립스’ 브랜드를 그대로 쓰되 B2B 시장은 ‘인터랙트’라는 브랜드로 공략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시그니파이코리아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IoT 조명이다. 조명기구 하나하나를 인터넷에 연결하고 공간 곳곳에 센서를 설치해 인공지능(AI)과 음성명령, 스마트폰 등으로 모든 것을 제어하는 조명 시스템을 말한다. 조명의 밝기와 색깔, 색온도 등도 분위기와 기분에 맞게 바꿀 수 있다. 지금까지는 다소 생소한 면이 있지만 5G 시대가 되면서 실내뿐만 아니라 공공시설 조명에도 커넥티드 개념이 빠르게 도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아침에 일어나서 차를 몰고 출근해서 일하고 퇴근해 집에서 잠드는 일상의 모든 스토리엔 조명이 다 있어요. 그 조명이 모두 인터넷과 센서로 연결될 겁니다. 그 세상을 가장 앞에서 열겠다는 게 시그니파이의 비전입니다.”

시그니파이는 이미 ‘휴’라는 브랜드로 가정용 IoT 조명 제품을 출시한 상태다. 50만~100만 원 선이면 기본적인 커넥티드 조명 제품과 센서 등을 살 수가 있다. 김 대표는 “커넥티드 조명의 장점 중 가장 기본적인 것을 말하자면 여행을 갈 때도 (자동제어 또는 스마트폰 제어가 가능해) 집에 불을 켜고 갈 필요가 없어지는 것”이라면서 “음성명령도 카카오 스피커, 아마존 알렉사, 구글. 애플 등 시중에 있는 모든 제품과 시그니파이 조명이 다 연결이 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시그니파이코리아는 B2B 시장에서도 차별화된 제품을 공급해 시장을 주도한다는 방침이다. 시그니파이가 설치한 프로야구 NC다이노스 홈구장 창원NC파크 조명이 대표적이다. 단순히 경기장을 밝히는 것을 벗어나 경기 흐름에 맞춰 스포트라이트를 제공하는 등 조명이 엔테테인먼트 기능을 수행한다. 조명뿐 아니라 제어 소프트웨어도 시그니파이코리아가 패키지로 제공했다. 김 대표는 “유럽 프로축구 경기장의 70~80% 조명을 시그니파이가 구축했다”면서 “한국은 건설경기가 다운돼 현재 조명 B2B 시장이 어렵지만 특화된 분야를 집중 공략해 사업 성과를 내겠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서울대 건축학과 출신으로 현대건설에 다니다 외국계로 옮겨 한국IBM 상무, 미국 통신사 버라이즌 한국 지사장, 한국하니웰대표, 필립스코리아 대표를 지냈다. 현재 일본 시그니파이 최고경영자(CEO)도 겸한다. 영어를 잘 하냐고 물었다. 그랬더니 “지난 30년간 하루도 빠지지 않고 새벽반 영어학원에 나갔다. 10년 다니니까 어느 정도 알아듣고, 20년 되니까 말이 나오고, 30년 되니까 말도 하고 알아듣기도 하게 됐다. 투자에 비례한다”고 답했다.
/맹준호기자 nex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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