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스캔들 벗어난 트럼프] "협상 끈 놓지는 않겠지만…대화 재개까진 험난할 듯"

■북미협상 영향은
"긍정 요인 있지만 시각차 여전
김정은 변하지 않으면 교착국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러시아 스캔들’이라는 정치적 위기에서 가까스로 벗어나면서 대북 협상의 동력을 이어갈 수 있게 됐다. ★관련기사 8면

외교가에서는 재선을 노리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이 가장 큰 고비를 넘기면서 임기 후반기의 안정적인 국정운영을 유지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외교·안보 전문가들은 국내 정치적으로 운신의 폭이 넓어진 트럼프 대통령의 상황이 현재 극한 대립을 지속하고 있는 북미 협상에는 긍정적인 결과라고 보고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핵 및 핵무기 실험 중단을 자신의 외교적 성과로 꾸준히 홍보해 온 만큼 북미 비핵화 협상의 끈을 놓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실제 미 언론을 중심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2차 북미정상회담 결렬에도 불구하고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에 계속 집착하고 있음을 암시하는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매파 참모들이 ‘북한과의 긴장 완화’ 및 ‘역사적 합의를 위한 기회 마련’이라는 자신의 가장 큰 외교 업적을 약화하려는 걸 막겠다는 생각이 강하다고 워싱턴포스트(WP)는 전했다.

서울경제신문펠로(자문단)인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추가 대북제재 철회 지시’ 등 비핵화 협상과 관련 트럼프 대통령이 톱 다운 방식으로 돌아가려는 조짐이 있다”며 “이번 뮬러 특검 결과로 트럼프 대통령이 국내 정치적 부담을 덜게 된 점은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의 긍정적인 요인”이라고 평가했다.


정치적 위기를 넘긴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의 협상 동력을 이어갈 것으로 보이지만 북미가 대화재개에 나설지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이 추가 대북제재 철회 지시를 통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긍정적인 신호를 보냈지만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뒤 제재해제라는 ‘빅딜’ 해결방식이 근본적으로 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북한은 영변 핵 시설 폐기에 따른 미국의 제재해제 등 단계적 비핵화를 주장하며 미국의 빅딜방식에 강한 거부감을 보이고 있다. 2차정상회담에서 ‘노딜’이라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한 원인도 비핵화 시각차였다.

신 센터장은 “북미 간 대화재개가 시작되려면 김 위원장의 변화가 있어야 하는데 당장은 바꾸기 어렵다”며 “또 하반기에 들어서면 미국의 대선 레이스가 본격화하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에 신경 쓰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현 상황을 관리하는 교착국면이 유지될 가능성 높다”고 전망했다.

한편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중국 베이징(北京)을 방문 중이라고 일본 교도통신과 베이징 소식통이 이날 전했다. 비건 대표는 방중 기간 중국의 쿵쉬안유(孔鉉佑) 외교부 부부장 겸 한반도사무특별대표와 만나 대북 문제를 논의할 것으로 관측된다.

/박우인기자 wi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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