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2019시즌이 본격 개막한다. 지난 20일과 21일 시애틀-오클랜드의 도쿄돔 2연전으로 새 시즌의 문을 연 MLB는 오는 29일(이하 한국시간)부터 미국 본토에서 본격적인 시즌 일정에 돌입한다.
코리안 메이저리거들에 대한 기대가 최근 몇 년 새 가장 높은 시즌이다. 시범경기에서 류현진(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은 5경기 무사사구에 평균자책점 3.00을 찍었다. 음주운전 사고로 인한 2년 공백에서 돌아온 강정호(피츠버그)는 홈런 1위(7개)를 달렸다. 추신수(텍사스)와 오승환(콜로라도)은 주전 걱정이 없고 최지만(탬파베이)은 시범경기 타율 0.375로 개막전 선발 출전을 예약했다. 에이스 클레이턴 커쇼의 컨디션 난조로 개막전 선발 등판 기회를 잡은 류현진은 29일 오전5시10분 애리조나와의 홈경기에 출격한다. 강정호는 같은 시각 신시내티전에 선발 3루수로 나설 예정이다.
코리안 리거들만 주목하기에는 볼거리가 너무 많은 MLB다. 올 시즌 절정에 이를 보스턴과 뉴욕 양키스 간 숙명의 자존심 대결과 하루에 1억원씩 버는 마이크 트라우트(로스앤젤레스 에인절스) 등 슈퍼스타들의 차원 다른 플레이가 전 세계 팬들을 기다린다.
◇보스턴 2연패, 양키스가 막을까=디펜딩 챔피언 보스턴은 마무리 크레이그 킴브럴이 떠난 것 외에는 이렇다 할 전력 누수가 없다. MLB 사상 19년 만의 월드시리즈 2연패 얘기가 심심찮게 나오는 이유다. 공교롭게 19년 전 기록은 앙숙 양키스가 가지고 있다. 1998~2000년 3연패 위업을 달성했다. 양키스는 최다 우승팀(27차례)이기도 하다. 그러나 2009년이 마지막 우승이다. 지난해 267개로 MLB 팀 홈런 역대 최다 기록을 쓰고도 디비전시리즈(8강)에서 탈락했다. 불펜을 더 높인 양키스는 38홈런 211삼진으로 이적 첫 시즌에 아쉬움을 남겼던 장칼로 스탠턴이 제모습을 찾는다면 보스턴과 충분히 붙어볼 만하다는 계산이다. 양키스는 불펜이 강점이고 보스턴은 불펜이 관건이다.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1위를 놓고 두 팀 간에 ‘역대급’ 경쟁이 펼쳐질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
2년 연속 준우승팀 다저스는 선발진에 금이 간 터라 시즌 초반이 중요하다. 박찬호에 이어 한국인 두 번째로 개막전 선발 중책을 맡은 류현진의 역할이 그만큼 크다. 29일 상대 선발투수는 다저스를 거친 잭 그레인키로 MLB 평균연봉 2위(3,441만달러) 선수다. MLB닷컴은 휴스턴·보스턴·양키스·다저스·워싱턴 순으로 우승 후보를 꼽았다. 휴스턴은 투타 균형이 돋보이고 워싱턴은 자유계약선수(FA) 시장의 선발투수 최대어였던 패트릭 코빈을 영입했다.
◇귀하신 몸들, 몸값 해낼까=외야수 트라우트는 21일 기존 소속팀 에인절스와 12년 4억2,650만달러(약 4,827억원)에 계약하며 ‘돈’과 관련한 기록을 모조리 경신했다. 구기 종목 사상 첫 4억달러 시대를 열었고 북미 프로스포츠 사상 최고액 계약의 주인공이 됐다. 중간에 방출되거나 트레이드되지 않는 이상 하루에 1억원씩을 벌게 된 셈이다.
스토브리그 기간 초대형 계약의 바통은 내야수 매니 마차도(샌디에이고)의 10년 3억달러로 시작해 외야수 브라이스 하퍼(필라델피아)의 13년 3억3,000만달러에 이어 트라우트가 마지막으로 물려받은 모양새다. 계약액은 갈수록 불었다. 이제 관심은 초대박 계약의 주인공들이 과연 몸값에 걸맞은 활약을 하느냐로 쏠린다. 그중에서도 각각 다저스와 워싱턴에서 이적한 마차도와 하퍼의 새 팀 기여도가 시즌 내내 얘깃거리를 만들어낼 것으로 보인다. USA투데이는 “샌디에이고는 마차도를 팀 리빌딩의 주축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필라델피아는 하퍼 영입으로 플레이오프 진출을 넘어 월드시리즈 우승까지 넘보는 눈치”라고 보도했다. 필라델피아 홈구장 입장권은 하퍼와 계약 이후 불과 1주일 만에 34만장이나 팔렸다.
/양준호기자 miguel@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