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완성차들이 장거리 수송용 상업용 차량은 순수하게 배터리를 쓰기보다는 수소를 연료로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주행거리가 200㎞ 내외의 버스와 트럭은 전기차(EV)로도 충분히 효율을 낼 수 있다는 판단도 나왔다. 결국 미래 상용차 시장이 단거리 전기차, 장거리 수소차로 재편될 것이라는 예측이다.
26일 주한유럽상공회의소(ECCK)와 유럽자동차제작자협회(ACEA)는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한-유럽 미래 자동차 컨퍼런스’를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한국과 유럽 기업의 우호증진과 비즈니스 교류 확대를 위한 것이다.
‘친환경 자동차의 미래’라는 주제로 진행된 행사는 한국과 유럽 업체들이 전기차와 수소연료전지차의 새로운 기회와 과제에 대해 발표하고 논의했다. 에릭 요나트 ACEA 사무총장은 “저 탄소, 탄소 배출 제로의 이동수단으로 가는 전환은 이미 시작되고 있다”며 “정부와 사회는 친환경 자동차로 인프라 개선과 새로운 기술로 이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서경원 현대자동차 연료전지사업부 팀장은 행사에서 현대차(005380)의 수소차 비전에 대해 발표했다. 서 팀장은 “현대차는 전 세계 55개의 운송, 에너지 회사가 참여한 수소위원회의 창립 멤버”라며 “2013년 세계 최초로 투싼 수소전기차를 상용화했고 이제 수소 버스와 상용차로 진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메르세데스-벤츠의 모회사인 다임러도 수소 상용차에 대한 전망을 밝게 봤다. 젠베르크 다임러 AG 자동차 규제 전략 담당은 “10톤 트럭, 주행거리가 200㎞ 정도면 배터리전기차(BEV)로 갈 수 있지만 15~25톤, 500~600㎞를 운영하려면 내연기관이 아니면 수소연료전지의 효율성이 더 높다”고 판단했다. 이어 “다임러도 수소와 메탄 등을 활용하는 다양한 방안을 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글로벌 상용차 브랜드 만은 수소차가 배터리보다 비용이 더 비싼 점을 지적했다. 특히 내륙 운송 거리가 짧은 유럽의 경우 버스와 상용차도 BEV가 유리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펠릭스 퀴베르트 만트럭버스 대체수송부문 부사장은 “수소의 연료 비용이 배터리보다 세 배 가량 높다”며 “배터리를 연료로 한 전기버스가 300㎞가량 운행거리가 된다면 유럽지역의 97%를 커버할 수 있어 수소전기버스를 개발할 필요가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구경우기자 bluesquar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