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외양포·대항마을’ 역사성·지역성 규명한다

외양포·대항마을 형성과 발전 등 구술자료 수집

부산시는 강서구 외양포·대항마을의 형성 및 변천과 주민들의 일상 등을 체계적으로 정리하기 위해 근현대 구술조사 사업에 착수한다고 27일 밝혔다.

올해 상반기 조사지역인 외양포와 대항마을은 강서구 가덕도 남쪽에 위치한 작은 포구 마을이다. 외양포는 일제가 러일전쟁(1904∼1905) 전후로 축조해 아시아·태평양 전쟁(1941∼1945)에서 패전할 때까지 가동했던 군사시설이 현재까지 남아있다. 외양포에 인접한 대항마을은 친환경 어로 방식이자 160여년 전통의 어로 기술인 육수장망(陸水張網) 기법이 현재까지 이어진 마을로 유명하다.


외양포·대항마을 구술조사는 마을 형성과 발전에 관한 구술자료를 수집하고 일제의 식민지배·내전(1950∼1953)·민주화·산업화를 체험했거나 전문(傳聞)했던 마을토박이들을 구술자로 섭외하는 방식으로 이달부터 8월까지 5개월 간 벌인다.

세부 내용은 △외양포·대항마을 형성 및 변천을 추적하면서 러일전쟁 전후 외양포 주민들이 일본군에 의해 강제 소개(疏開)된 배경과 그 과정 △일제의 의해 대항마을로 강제 이주된 외양포 주민들의 일제강점기 생활상 △해방 직후 외양포마을로 돌아온 주민들이 ‘적산(敵産)’이었던 군사시설을 주거지화한 일련의 과정 및 가옥의 특징 △한국전쟁 와중 외양포 일대가 국방부 소유로 전환된 과정과 이에 대한 주민들의 지속적인 불하 요구 △대항마을의 주요 경제활동인 숭어잡이에 관한 내용 △외양포·대항마을의 변천상을 확인해 볼 수 있는 사진수집 및 현 외양포·대항마을 일대 촬영 등이다.

부산시 문화유산과(시사편찬실)는 2010년부터 동구 안창마을을 시작으로 부산근현대 구술조사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지난해까지 총 11곳의 마을조사가 이뤄졌다. 외양포·대항마을에 이어 올 하반기에는 임진왜란 이후에 형성된 자연마을이자 1970년대 농촌새마을운동이 활발히 추진됐던 ‘기장군 임기마을’에 대한 구술조사가 예정됐다. 부산시 관계자는 “이번 구술조사 사업을 통해 마을의 특징과 성격을 더욱 명료하게 규명함과 아울러 궁극적으로는 부산의 역사성과 지역성을 밝히고 부산역사의 대중화 방안까지 모색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 말했다.
/부산=조원진기자 bscity@sedaily.com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