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들로 북적이는 미국 뉴욕 시내 모습 /AP연합뉴스
극심한 차량정체로 악명이 높은 미국 뉴욕 맨해튼의 상업지구에 혼잡통행료가 부과될 전망이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26일(현지시간) 뉴욕주 상·하원이 전날 혼잡통행료를 도입한다는 원칙에 사실상 합의를 이뤘다고 보도했다.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도 “공화당은 또 다른 세금이라며 반발하고 있지만, 민주당이 주도하는 의회 차원에선 혼잡통행료를 지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해 11·6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뉴욕주 의회를 장악한 상태다.
런던, 스톡홀롬, 싱가포르 등에서 유사한 제도가 시행되고 있지만, 미국에서 혼잡통행료를 도입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맨해튼으로 진입하는 차량을 줄여 고질적인 정체 문제를 해소하는 동시에 연간 10억 달러(1조1,000억원)로 예상되는 혼잡통행료 수입으로 노후화한 뉴욕 지하철을 보수하겠다는 계획이다.
지난 2008년에도 당시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시장이 혼잡통행료를 추진했지만, 지역 정치권의 무관심 속에 뉴욕 주의회에서 부결된 바 있다.
혼잡통행료는 센트럴파크 남단과 맞물린 맨해튼 60번가 이하 구간에 부과될 것으로 보인다. 맨해튼 북부 할렘지역과 센트럴파크 좌우 주거지역을 제외하고, 맨해튼 상업지구는 모두 포함되는 셈이다.
면제 대상을 비롯한 세부적인 부과 방안은 마련되지 않았지만, 기본적으로는 차량 1대당 11~25달러(약 1만2,000원~2만8,000원) 안팎일 것으로 보인다.
앞서 앤드루 쿠오모 주지사가 구성한 특별위원회(Fix NYC)는 평일 오전 6시~오후 8시 시간대 혼잡구간에 진입하는 트럭에는 25.34달러, 승용차에는 11.52달러를 각각 부과하는 방안을 제안한 바 있다. 우버, 리프트 같은 차량공유 서비스 또는 택시에 대해선 2~5달러를 매기도록 했다.
미국의 다른 대도시로 확산할지도 주목된다. 로스앤젤레스(LA)와 샌프란시스코, 시애틀도 혼잡통행료를 검토하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김창영기자 kcy@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