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중소조선소 "선수금환급보증 발급 심사기준 완화해야"

중소조선사 선박 수주 애로요인./제공=부산상공회의소

부산지역 중소조선소가 금융기관으로부터 RG(Refund Guarantee·선수금환급보증) 발급을 받지 못해 선박 수주에 애를 먹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RG 발급은 금융과 수주 지원, 특히 수주물량 확보를 위해 필요한 것으로 선박 수주 계약을 위한 입찰이나 협의 과정에서 RG가 발급되지 않으면 계약이나 협의 자체가 무산된다. RG를 발급받더라도 대출한도, 담보, 신용도 등 까다로운 발급 조건으로 보증액이 감액되는 사례가 빈번한 것으로 확인됐다.

27일 부산상공회의소가 선박 건조 능력을 갖춘 중소조선소 10개사를 전수 조사한 결과를 보면 중소조선사의 가장 큰 애로는 RG 발급을 포함한 금융 애로가 43.8%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신조 수주를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RG(선수금환급보증)가 제대로 발급되지 않아 수주가 무산되는 경우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어 선박을 수주하지 못한 중소조선업계의 애로는 더욱 가중되고 있는 것이다. 선박은 통상 건조 후 인도받기까지 장기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선주는 비용을 여러 번에 나눠 선 지불을 하며 이 과정에서 조선업체에 문제가 생기는 경우를 대비해 금융회사의 선수금 환급보증을 요구한다. 실제 지역 중소조선사 10개사 중 선박 건조 전업률이 80% 이상인 6개사 모두 RG 발급 애로를 호소해 RG 발급 지원을 확대하겠다고 한 정부의 조선 산업 활성화 대책이 무색할 정도라고 부산상의는 설명했다.


이렇다 보니 RG 발급과 관련해 심사기준 완화와 보증 지원 규모 확대, 채권은행의 수주가이드라인 완화 등에 대한 업계의 목소리가 높은 실정이다. A사 관계자는 “정부의 RG 발급 기준 완화 대책에도 불구하고 채권은행의 수주가이드 라인은 오히려 더 엄격해 지고 있어 수주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했으며 B사 관계자도 “기업 신용도에 따라 RG 금액이 감액되는 사례가 빈번하고 RG 발급에 대한 정부의 보증지원액도 현실적으로 턱없이 부족하다”고 하소연 했다.

RG 발급을 포함한 금융애로에 이어 출혈경쟁도 31.3%로 나타났다. 출혈 경쟁 역시 관공선의 최저입찰제에 대한 부담이 높았으며 업체 간 출혈 방지를 위해 납품실적, 기술 등 납품이행능력에 대한 배점비율을 높이는 대신 입찰가격에 대한 배점비율을 낮춰 달라는 제도개선 요구가 많았다.

부산상공회의소 관계자는 “지역 중소조선소의 경영안정을 위해서는 정부의 중소형 친환경 관공선 조기 발주와 금융기관의 RG 발급에 정부의 창구 지도가 절실하다”며 “지역 업계에도 노후 선박 재제조(Remanufacturing)와 같은 고부가 사업 분야 진출에 대한 전향적 검토와 준비가 필요한 시점이 도래했다”고 강조했다.
/부산=조원진기자 bscit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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