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25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의 의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런던=로이터연합뉴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총리직까지 내걸며 하원에 브렉시트(Brexit) 합의안 의회 통과를 압박하고 나섰다.
27일(현지시간) 메이 총리는 하원 의향투표 직전 집권 보수당의 평의원 모임인 ‘1922 위원회’에 참석해 이같은 입장을 나타냈다.
메이 총리의 사퇴 의사 발표는 이날 하원이 8가지 브렉시트 대안을 놓고 이른바 ‘의향투표’(indicative vote)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나왔다.
총리실이 배포한 자료에 따르면 메이 총리는 일단 브렉시트 합의안이 승인투표(meaningful vote)에서 가결되면 유럽연합(EU)과의 미래관계 협상은 다른 사람에게 맡기겠다는 뜻을 보였다.
메이 총리는 “그동안 나라와 우리 당 입장에서 아주 힘든 시간이었다”면서 “이제 거의 다 왔다. 우리는 새로운 장을 시작하고 더 밝은 미래를 구축할 수 있는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브렉시트 다음 단계 협상에서 새로운 접근과 새로운 리더십을 원하는 당의 분위기를 전해 들었다고 설명하면서 이를 가로막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메이 총리는 “우리는 합의안을 통과시키고 브렉시트를 전달해야 한다”면서 “나라와 당에 옳은 일을 하기 위해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빨리 이 자리를 떠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현지 언론들은 메이 총리가 이날 구체적인 사퇴 날짜를 밝히지 않았지만 오는 6월 28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끝으로 사퇴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날 메이 총리의 사퇴의사 발표로 보수당 내 브렉시트 강경론자들 중 일부는 브렉시트 합의안 지지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된다.
보수당 내 유럽회의론자 모임인 ‘유럽연구단체’(ERG)의 수장인 제이컵 리스-모그 의원은 만약 북아일랜드 연방주의 정당인 민주연합당(DUP)이 승인투표에서 기권만 한다면 자신은 합의안을 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모그 의원은 그동안 DUP가 합의안을 지지해야만 자신 역시 찬성표를 던질 것이라고 말해왔다.
메이 총리의 결단을 높이 평가하는 움직임도 나왔다.
최근 보건부 정무차관에서 사임했던 스티브 브라인 의원은 메이 총리가 진심을 다해 연설했다며 “언제나 그랬듯 그녀는 나라를 우선사항에 뒀다”고 말했다.
조지 프리먼 의원은 “메이 총리 연설 중 최고의 연설이었다”면서 “그녀는 대단한 품위를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노현섭기자 hit8129@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