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릭 페리 미 에너지부 장관이 자국 기업들이 원자력 발전소 기술을 사우디에 팔 수 있도록 6건의 승인을 내줬다고 보도했다.
사우디가 22조원 규모로 추진하는 원전 건설 사업에 참여하기 위해 우리나라를 비롯해 미국과 러시아 등이 경쟁을 벌이고 있다. 사우디는 올 연말께 사업자를 발표할 예정이다. 로이터는 “이번 승인에 따라 미국 기업들은 계약 전에 원전과 관련된 사전적인 활동이 허용된다”며 “미 에너지부 국가핵안보국(NNSA)은 해당 기업들이 정부에 이번 인가를 비밀로 해줄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지금까지 미 의회에서는 사우디에 핵기술을 제공하면 중동 지역의 핵군비 경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해왔다. 특히 지난해 10월 사우디 반체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가 사우디에 의해 암살된 이후 핵기술 공유에 대한 문제의식이 커졌다.
하지만 미 정부가 정치권의 반발에도 원전 기술 수출을 승인하면서 미국 측 사업자에 탄력이 붙게 됐다. 트럼프 정부는 미국이 원전을 수출해야 사우디의 핵무기 전용 가능성이 떨어진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날 “페리 장관이 2주 전 미국 휴스턴에서 열린 콘퍼런스에서 미국이 사우디와 핵기술 판매를 위한 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며 “그는 핵무기 비확산을 위해서는 사우디가 러시아나 중국이 아닌 미국 기술을 선택하는 게 좋을 것이라고 했다”고 보도했다. /김영필기자 susopa@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