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형 면세점에서도 암호화폐 결제가 가능해지면서 결제 시장에서 암호화폐 입지가 커지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삼성전자가 최근 출시한 갤럭시S10에 블록체인 기반의 암호화폐 지갑이 탑재되면서 모바일로 쉽게 결제를 할 수 있어 ‘암호화폐 결제’가 급속히 확산될 수 있다는 기대감도 나온다.
28일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인 빗썸은 신세계면세점과 제휴를 맺고 신세계 온라인 면세점에서 빗썸캐시 결제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번 제휴로 빗썸 회원들은 신세계면세점에서 상품을 구매할 때 보유한 빗썸캐시로 결제할 수 있다. 빗썸캐시는 빗썸 회원이 빗썸에서 보유하고 있는 암호화폐와 원화(KRW)포인트를 모두 일컫는다. 빗썸 회원은 신세계 온라인 면세점 구매 페이지 내 본인의 결제 정보를 확인해 결제 수단 중 빗썸캐시를 선택하면 된다. 빗썸캐시로 상품을 구매하면 결제 시점의 시세 기준으로 암호화폐가 차감된다. 빗썸 측은 다양한 사업자들과 업무 제휴를 통해 국내 암호화폐 결제 저변을 넓힌다는 목표다. 앞서 빗썸은 인터파크비즈마켓·한국페이즈서비스 등과도 빗썸캐시 결제 제휴를 맺었다.
블록체인 스타트업인 코인덕은 전국 1,000여개 가맹점에서 비트코인과 함께 양대 암호화폐로 꼽히는 이더리움 기반의 결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신현성 티켓몬스터 의장이 설립한 블록체인 기업 테라도 한화갤러리아·티몬 등과 블록체인 기반의 결제 시스템을 구축하는 내용의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현대가(家) 3세인 정대선 현대BS&C 사장이 설립한 에이치닥(Hdac)의 경우 가격 변동성이 낮은 스테이블코인 ‘H포인트’를 개발해 연내 간편결제 서비스를 선보인다는 구상이다.
암호화폐 업계에서는 국내에 블록체인과 암호화폐 기반 결제 인프라가 빠르게 구축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이달 출시된 삼성전자의 갤럭시S10에는 안전하게 암호화폐를 보관할 수 있는 블록체인 기반의 암호화폐 지갑인 ‘블록체인 키스토어’가 탑재됐다. 이에 따라 갤럭시S10 사용자는 별도의 하드웨어 지갑(콜드월렛) 없이도 블록체인 게임이나 모바일 간편결제 등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됐다. 블록체인 업계의 한 관계자는 “삼성 등 대기업이 암호화폐 상용화에 나서면서 결제 시장에서 암호화폐의 입지가 점점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아직 암호화폐 결제가 초기 단계인 만큼 난관이 남아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암호화폐의 가격 변동성 문제가 해결돼야 편리하게 결제할 수 있어 신용카드나 QR코드 기반 간편결제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암호화폐 업계의 한 관계자는 “실시간 시세로 결제된다고 하더라도 암호화폐의 변동성이 높다는 이유로 소비자의 불편이 클 수밖에 없다”면서 “암호화폐 결제 저번이 넓어진다고 해서 과거의 투기 광풍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현저히 낮다”고 설명했다. /김기혁기자 coldmetal@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