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급해하기보다는 스윙의 기본을 점검해 내 골프의 겨울잠을 깨우는 것이 올 시즌 승리자가 되기 위한 첫 걸음이다. /AFP연합뉴스
조급해하기보다는 스윙의 기본을 점검해 내 골프의 겨울잠을 깨우는 것이 올 시즌 승리자가 되기 위한 첫 걸음이다. /AFP연합뉴스
겨울이 지나고 봄이 왔다고 해서 내 골프의 꽃도 피는 것은 아니다. 자전거는 10년 만에 다시 타도 금방 익숙해지지만 며칠만 손을 놓아도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게 골프다. 지난 겨울은 골퍼들에겐 유난히도 혹독했다. 사흘은 춥고 나흘은 미세먼지가 발생해 ‘삼한사미’라는 말이 생길 정도였다. 하지만 연습을 하지 않은 것을 후회하거나 슬퍼하는 건 시간 낭비일 뿐이다. 그보다는 한두 달 내로 샷 감각을 끌어올리겠다고 마음은 느긋하게 먹고 연습에는 부지런을 내는 게 현명하다. 기본을 점검하고 서서히 스윙의 틀을 다시 잡는 때가 바로 봄이다. 스윙 체크리스트를 만들고 그에 맞춰 따르면 서서히 몸과 감각이 깨어나게 된다. 서울경제 골프매거진과 프로 골퍼들의 조언을 바탕으로 기본적인 점검 사항을 간추렸다.
◇중간 타깃에 정렬하는가= 아무리 좋은 스윙을 하더라도 조준이 잘못되면 볼이 목표 지점을 향하지 않게 된다. 봄철엔 공백이 길었기 때문에 정렬이 생각보다 더 어렵다. 가상의 중간 타깃을 정하면 효과를 볼 수 있다. 200야드나 떨어진 실제 타깃에 맞추려 하면 오차가 발생하기 쉽다. 어드레스를 취하기 전 클럽 샤프트를 들어 올리는 등의 방법으로 방향을 잡은 뒤 그대로 시선을 낮춰 볼 앞쪽 10cm 정도 지점에 중간 타깃을 선정한다. 풀 조각이나 잔디 색깔이 다른 부분 등을 활용한다. 그리고는 그 지점을 기준으로 클럽을 직각으로 맞추고 스탠스와 어깨를 정렬하면 훨씬 수월하게 타깃을 겨냥할 수 있다. 아울러 감각이 완전하지 않은 만큼, 심지어 감각이 올라왔을 때에도 항상 그린의 한가운데를 조준하면 스코어를 절약할 수 있다.
◇어깨를 이용해 틀어주는가= 팔로만 스윙을 하거나 백스윙 초기에 손목을 꺾어줘서는 최상의 샷을 할 수가 없다. 팔을 사용하지 않을 수는 없다. 하지만 어깨의 회전 동작에 더 신경을 쓰는 것이 힘을 충전하면서도 클럽을 스윙면 위로 유지해 똑바로 멀리 칠 수 있는 비결이다. 어깨로 회전하기 위해서는 어드레스 때 왼팔을 가슴 쪽에 밀착시킨다. 이렇게 하면 스윙 면이나 궤도에 신경을 쓰지 않고 백스윙을 쉽게 할 수 있다. 테이크어웨이 때 왼팔의 이두박근이 셔츠의 로고를 가리도록 해주면서 왼팔을 몸에 붙인 상태로 유지하는 것이다. 왼팔을 몸에 계속 붙이려면 어깨를 회전하며 스윙을 할 수밖에 없다. 톱 단계로 가기 위해 양팔을 들어 올리고 손목을 꺾어줄 때도 이런 밀착 상태를 지속한다.
◇백스윙을 완전히 끝내는가= 백스윙이 최대로 완료됐을 때 완벽한 다운스윙으로의 전환이 가능하다. 백스윙이 너무 작으면 파워가 부족하다는 생각에서 급하게 가속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면서 다운스윙의 타이밍과 템포가 흔들리게 된다. 백스윙을 완전히 해주기 위해서는 완료 시점에 대한 기준을 만드는 게 도움이 된다. 왼쪽 어깨가 볼의 뒤쪽에 왔을 때를 그 순간으로 삼고 다운스윙을 시작한다. 다운스윙 전환이 매끄럽지 못하다면 왼쪽 어깨가 적당한 지점까지 이르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다. 대부분의 아마추어들은 몸통을 회전하긴 하지만 충분하게 틀어주지 못한다. 연습할 때 전체 스윙이 아니라 어깨를 최대한 틀어주는 동작만 반복해도 파워가 늘어날 수 있다.
◇떨어뜨리기로 시작하는가= 다운스윙을 시작할 때 가장 중요한 동작은 톱 단계에서 양팔을 아래쪽으로 떨어뜨리는 것이다. 이때 염두에 둘 것은 팔만이 아니라 양 팔과 손, 클럽 샤프트를 모두 수직으로 떨어뜨려야 한다는 점이다. 이렇게 해야 다운스윙 초기에 손목이 풀리는 것을 막을 수 있고 아래로 떨어지는 힘을 이용해 파워를 더 높일 수 있다. 다운스윙~임팩트 구간에서는 상체와 하체의 조화로운 움직임이 중요하다. 백스윙 톱 단계에서 엉덩이가 가장 먼저 움직이지만 임팩트 순간에는 상체와 하체가 동시에 정면을 향해 도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상체가 뒤처져 있으면 오른쪽으로 밀리고 상체가 너무 일찍 되돌아오면 왼쪽으로 날아가는 샷이 나온다. 볼을 때리는 순간 가슴이 스탠스의 한가운데 놓여있는 느낌이라면 동작을 정확하게 취하고 있는 것이다.
◇균형 잡힌 피니시를 만드는가= 피니시가 정확했다면 그 이전의 모든 것이 정확했다는 뜻이다. 스윙의 최종 지점에서 2~3초 정도 동안 자세를 균형 있게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 이는 스피드를 내기 위해 과도한 힘을 쓰지 않았으며 일관성과 반복성을 갖춘 스윙을 했다는 증거다. 피니시의 균형이 흔들렸다면 백스윙과 다운스윙에서 실수가 일어났다는 뜻이다. 연습스윙을 할 때 균형 잡힌 피니시를 유일한 목표로 삼아 본다. 이어 실제 스윙을 할 때 스피드를 약간 덜 내더라도 연습 스윙에서처럼 피니시를 유지할 수 있는 스윙을 재연하도록 한다. 매끄러운 타격과 늘어난 비거리에 놀랄 것이다.
/박민영기자 mypar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