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 그룹 아스트로의 멤버 산하(왼쪽부터)·MJ, 문빈·차은우·진진·라키/사진제공=판타지오
2016년 데뷔 당시 아이돌 그룹 아스트로(ASTRO)는 신선했다. 짙은 눈화장에 강렬한 퍼포먼스로 무장한 ‘전사’가 아닌 맨투맨 티셔츠에 청바지를 입은 친근한 콘셉트 때문이다. 아스트로는 단번에 ‘청량돌’, ‘청량한 사이다돌’이라는 별칭을 얻으며 빠르게 1020 여성 팬들을 확보했다. 또 국내에서 먼저 인기를 끈 뒤 해외로 진출하는 방식 대신 국내 데뷔와 동시에 해외로 진출해 글로벌 팬덤을 형성했다.데뷔 첫해에 일본·중국·태국·인도네시아 등에서 쇼케이스를 통해 이름을 알리며 글로벌 스타로서 입지를 다졌다. 이들은 2019년 1월에는 첫 정규 앨범 ‘올 라이트’(All Light)의 타이틀곡 ‘올 나이트(All Night·전화해)’로 가요 순위 프로그램에서 처음으로 1위에 올라섰다. 3월 현재 국내외를 오가며 월드투어를 진행 중이며, 오는 4월에는 일본에서 정식 데뷔 한다. 이처럼 국내 최고의 아이돌로 꼽히는 아스트로가 ‘스타의 서재’ 열여섯 번째 주인공이다.
아스트로의 멤버 차은우
연초부터 숨 가쁘게 활동 중인 아스트로는 “그룹 활동으로 바쁜 와중에도 짬을 내서 한 장이라고 더 읽으려 노력한다”며 “책은 스스로 설정한 목표에 다가서는데도 도움을 주고 힘이 된다”며 가슴속에 담고 있는 책들을 털어놓았다. ‘얼굴 천재’라고 불리는 차은우(22)에게 가장 소중한 책은 ‘몰입의 즐거움’이다. 그는 “데뷔 때부터 쉼 없이 달려온 제게 조금이나마 숨통이 돼 주고 깨달음을 준다”고 소개했다. 살아가는데 일도 중요하지만 쉼도 필요하고, 여가를 보낼 때도 시간을 효율적으로 쓰면서 모든 시간을 즐겁게 활용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는 게 차은우의 설명이다.
‘한 사람의 삶이 알차려면 자유시간을 어떻게 쓰느냐에 달려 있다’, ‘중요한 것은 자기에게 어울리는 전략이 무엇인지를 발견하는 것’이라는 대목들이 마음에 깊이 와 닿았다고도 했다. 그는 “책을 읽고 난 뒤 그룹 활동으로 바쁘더라도 자투리 시간을 활용해 공부하고 싶은 분야에 도전을 해봐야겠다는 용기도 얻었다”고 털어놨다. 어린 나이부터 고된 연습생 생활을 거쳐 자신의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K팝 아이돌의 노력과 고민이 느껴졌다.
아스트로의 라키
랩과 댄스를 담당하고 있는 라키(20)는 작사 지망생을 위해 ‘김이나의 작사법’을 추천했다. 김이나는 아이유의 ‘좋은 날’과 ‘잔소리’, 브라운아이드걸스의 ‘아브라카다브라’ 등 아이돌의 음악부터 이선희의 ‘그중에 그대를 만나’, 조용필의 ‘걷고 싶다’ 등 국내 최고 가수들의 음악에 감성적인 노랫말을 입힌 ‘스타 작사가’다. 라키는 “창작자가 어떻게 대중과 소통하고 공감을 이끌어내는지에 대한 표현법과 영감을 얻는 방법이 담겨있다”고 설명했다. 책을 마치 아기처럼 감싸서 읽는 버릇이 있다는 라키는 앞으로 판타지 소설을 읽어보면서 상상력을 얻고 싶다고 했다.
아스트로의 진진
리더 진진(23)은 랩뿐만 아니라 작사·작곡에도 재능이 있는 ‘만능 엔터테이너’다. 그가 항상 영감을 얻는 책은 ‘미 미포 유’(Me before you)다. 진진은 “마음을 닫고 있던 남자가 여자에게 마음을 열면서 ‘오늘 밤 같이 있어요. 클라라’라고 이야기하는 대목이 가장 좋다”며 “소설이 원작인 영화에서도 그 대목이 최고의 명장면”이라고 전했다. 그는 남자 주인공의 한 마디가 많은 것을 표현하는 것 같다고 했다. 책을 읽을 때 장면마다 이미지를 떠올리며 시각화하는 버릇이 있다는 진진에게 이 장면은 ‘달달’하고도 로맨틱하게 느껴지는 듯 했다. 그는 영화화된 작품도 좋아하지만, 앞으로는 책을 먼저 읽은 뒤 영화를 보고 싶다는 바람도 전했다.
아스트로의 MJ
안정적이고 감성적인 음색으로 메인 보컬을 담당하고 있는 MJ(25)가 누군가에게 꼭 선물하고 싶은 책은 ‘마시멜로 이야기’다. MJ는 “어떻게 해야 성공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면 꼭 읽어 보라”며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단순하고 명확한 성공의 원칙이 담겨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시간이 생기면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를 읽을 것이라고 한다.
아스트로의 산하
아스트로의 문빈
감미로운 음색으로 리드 보컬을 담당하는 팀의 막내 산하(19)는 “재미있는 판타지 소설을 읽고 싶기도 하고, 나중에 외국어를 배워서 원서도 읽어 보고 싶다”고 말했다. 보컬과 댄스가 훌륭한 문빈(21)은 특정 책을 추천하는 대신 “같은 문장을 두 번 읽는데 처음에는 속독으로, 두 번째는 천천히 읽으면 이해가 잘된다”며 자신만의 독서법을 전했다.
/연승기자 yeonvic@sedaily.com 사진제공=판타지오(0328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