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예보는 이 같은 내용이 담긴 ‘2018년도 저축은행 구조조정 특별계정 관리백서’를 공개했다. 백서에 따르면 지난 2011년 저축은행 부실 사태로 인한 구조조정 과정에서 27조2,000억원의 공적자금이 투입됐고 지난해 말 기준 저축은행 특별계정에 남아 있는 부채는 13조8,000억원에 달한다. 이번 백서는 올해 여덟 번째 발간된 것이지만 예보료 인하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르는 등 민감한 시기에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회수해야 할 공적자금이 13조8,000억원에 달하는 만큼 저축은행의 예보료 인하 주장을 반박하는 예보의 근거로 활용될 수 있어서다. ★본지 3월20일자 10면, 3월23일자 11면 참조
예보는 부실저축은행을 정리하기 위해 2011년 예보 내 저축은행 구조조정 특별계정을 설치하고 저축은행 정리 과정에서 파산재단이 취득한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동산과 해외자산 매각 등을 통해 자금회수를 진행해오고 있다. 지난해는 부실 저축은행 파산배당으로 8,861억원, 대출금을 통해 3억원을 회수했다. 또 복잡한 권리관계가 얽혀 있던 다수의 PF 부동산 매각을 통해 4,332억원을, 캄보디아에 설치된 프놈펜사무소에서도 349억원의 해외자산을 회수했다. 이렇게 회수한 금액과 보험료 수입 등을 합쳐 예보는 저축은행 특별계정 부채 1조5,000억원을 줄였다. 그러나 저축은행 특별계정에 남은 부채는 여전히 13조8,000억원에 달한다.
예보료는 금융회사가 고객의 돈(1인당 5,000만원 한도)을 지급하지 못하는 사태에 대비해 예금보험공사에 내는 돈이다. 금융업권별로 위험성을 따져 예보료율이 책정된다. 시중은행이 0.08%로 가장 낮고 이어 보험·금융투자(0.15%), 저축은행(0.4%) 등의 순이다.
저축은행 업계는 2015년 이후 지난해까지 4년 연속 순익 최고치를 갈아치웠고 고정이하여신비율과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 등 자본 건전성도 꾸준히 개선되는 추세이기 때문에 예보료율을 현실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재식 저축은행중앙회장은 취임과 함께 예보료 인하를 주장했고 최근에는 중앙회 내부에 예보료 인하 태스크포스(TF)팀을 신설하는 등 강경 분위기다. 보험 업계도 연간 순이익 가운데 8,000억원이 예보료로 빠져나가는 바람에 내부 유보를 통한 자본확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현실화해달라고 주장하면서 예보가 협공을 당하고 있다. /이지윤기자 lucy@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