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단 오를 때·운동 후 발뒤꿈치 아프면…아킬레스건 염증·파열?

갑자기 과도한 운동 때 미세 손상·염증 생겨
파스·냉찜질만 하고 무리하면 재발·파열 우려
1~2주 안정 취해야…운동전후 스트레칭 필수
종아리까지 통증 올라오면 즉시 치료 받아야

힘줄(腱·건)은 근육과 뼈를 연결하는 강하고 유연하며 탄력성이 없는 섬유성 조직이다. 근육의 수축력을 뼈에 전달해 관절운동을 돕고 신경이 많이 분포돼 있어 근육의 긴장도 조절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중 아킬레스건(발뒤꿈치뼈힘줄)은 인체에서 가장 굵은 힘줄로 걷거나 달리고 점프할 때 발을 지면에서 밀어 올릴 수 있게 해준다. 발뒤꿈치뼈(종골)와 장딴지 근육인 하퇴삼두근을 연결하는데 체중의 10배 정도 힘을 반복적으로 견딜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평소 운동량이 부족한 사람이 갑자기 많은 운동을 하거나 비만, 달리거나 점프 때 가해지는 충격 등이 반복되면 힘줄에 미세한 손상·파열과 함께 염증이 생겨 붓고 통증이 나타난다. 아킬레스건염 및 손상인데 대부분 장기간에 걸쳐 서서히 나타나며 퇴행성 변화를 동반한다. 최근 앉아서 지내는 시간이 많고 운동량이 부족한데다 비만 인구마저 늘고 있어 아킬레스건을 포함한 근육·힘줄·관절이 약한 사람이 많아 진료인원도 늘고 있다.


◇아킬레스건 염증·파열 등으로 연간 16만명 진료

아킬레스건 관련 질환으로 건강보험 진료를 받은 사람은 건염이 지난 2014년 12만1,600여명에서 2017년 약 14만600명으로 16%, 건 파열 등 손상이 1만5,200여명에서 약 1만6,800명으로 10% 증가했다. 연령대별 진료인원 편차도 적은 편이다.

아킬레스건염 및 손상은 가끔씩 무리하게 운동하는 일반인은 물론 마라톤·농구·축구·배구·등산 마니아와 선수 등에게 언제든 찾아올 수 있다.

시멘트·아스팔트처럼 쿠션 없이 딱딱한 바닥에서 운동할 경우, 하이힐이나 쿠션이 없는 플랫슈즈를 즐겨 신는 여성도 아킬레스건염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이수찬 힘찬병원 대표원장은 “아킬레스건의 부담을 줄여주려면 발뒤꿈치가 앞쪽보다 1.2~1.3㎝가량 높고 발등 부위가 유연한 신발을 신고, 신발 뒤꿈치 부위가 아킬레스건을 압박하면 패드를 대주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아킬레스건염 초기에는 주위가 붉어지거나 열이 나면서 붓고 평소보다 운동·활동량이 많을 때 발뒤꿈치 힘줄 부분이 욱신거리며 아프기 시작한다. 오르막길·계단을 오를 때 발뒤꿈치가 아프고 아킬레스건 부위가 자주 부어 있으면, 운동 직후나 다음날 통증이 심하게 느껴지면 아킬레스건염을 의심해야 봐야 한다. 통증이 종아리까지 올라와 가볍게 걸을 때도 아픔을 느낀다면 즉시 병원을 방문해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

힘줄이 부분파열되면 갑자기 통증이 생기고 아침에는 통증이 적으나 활동을 하면 심해진다. 갑작스럽고 심한 통증과 현저한 무력감이 있다면 완전파열 가능성이 있다. 아킬레스건 파열은 대부분 건염 및 국소퇴행 변화를 동반하며 파열될 때까지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다.

낮은 계단에서 한쪽 발의 앞쪽만 걸친 채 뒤꿈치를 지그시 눌러 내리는 등의 스트레칭을 되풀이하면 아킬레스건염 예방에 도움이 된다. /사진제공=자생한방병원

◇진통소염치료 등 해도 계속 아프면 수술 불가피할 수도

아킬레스건염은 기본적인 의사의 문진과 신체검사, X선 등 영상의학검사로 진단한다.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안정과 휴식이다. 통증과 부종을 줄여주는 진통소염제를 먹으며 아킬레스건을 쉬게 해줘야 한다. 신발 뒤꿈치에 2~3㎝ 정도 되는 패드나 특수 깔창을 넣어주는 것도 좋다. 냉찜질은 아킬레스건의 염증과 부기를 감소시키는 데 도움이 되지만 20분을 넘기지 않도록 한다. 온찜질은 증상이 완화된 뒤 해야 한다. 걷기 어려울 정도라면 석고 고정 등으로도 통증을 완화할 수 있다. 심한 경우가 아니면 1~2주 후에 회복된다. 체중이 증가한 상태에서 활동량이 많아지면 아킬레스건에 과도한 부하가 가해지므로 체중관리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한방에서는 침·약침·한약·추나요법·뜸·부항 등을 이용해 종합적으로 치료한다. 아킬레스건과 연관되는 주요 혈 자리 등에 침을 놓아 막힌 경락을 소통시켜 통증을 완화하고 뭉친 근육을 이완시켜 기능 개선, 손상된 근육·인대 등의 회복을 촉진한다. 추나요법은 비뚤어진 척추 뼈와 보행 자세를 교정해 아킬레스건에 가해지는 스트레스·부담과 통증을 줄여준다. 통증을 줄여주고 운동범위를 넓혀주는 약침·뜸·부항, 염증을 제거하고 근육인대를 강화하는 한약 치료를 병행할 수도 있다.

통증과 부종이 심한 급성기가 지난 뒤에는 아킬레스건 스트레칭 운동이 중요한 치료다. 이런 치료에도 증상이 지속되면 체외충격파 치료가 도움이 될 수 있다. 스테로이드 주사는 아킬레스건의 급성 파열을 초래할 수 있어 피해야 한다. 보존적 치료를 6개월 정도 했는데도 증상이 지속되면 수술이 불가피할 수 있다.

최기원 고려대 안산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아킬레스건염 증상이 있는데도 파스·냉찜질만 한 채 계속 운동하거나 움직이면 자꾸 재발하거나 힘줄이 파열될 수 있다”며 “아킬레스건염이 만성화되면 가만히 있어도 힘줄이 붓고 통증 때문에 삶의 질이 크게 떨어진다”고 말했다.

아킬레스건염을 예방하려면 운동 전후 아킬레스건을 충분히 스트레칭 해주고 틈틈이 쉬어줘 과도한 운동을 피하는 게 좋다. 스트레칭은 벽을 바라보고 30㎝가량 떨어져 선 뒤 통증이 있는 발바닥 전체를 바닥에 대고 무릎을 편 상태에서 다리를 최대한 뒤쪽으로 빼고 양 손바닥과 함께 벽을 밀어주거나, 낮은 계단에서 한쪽 발의 앞쪽만 걸친 채 뒤꿈치를 지그시 눌러 내리는 동작 등을 되풀이하면 도움이 된다. /임웅재기자 jael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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