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11일 미국에서 예정된 한미정상회담을 2주 가량 앞두고 청와대 국가안보실의 김현종 2차장이 30일 미국 방문길에 올랐다.

김 차장은 이날 오전 10시 15분 인천공항에서 출발하는 대한항공 편을 타고 미국 워싱턴DC로 향했다. 그는 미국을 방문해 찰스 쿠퍼만 미 국가안보회의(NSC) 부보좌관을 비롯한 백악관 인사들을 만나 4·11 한미정상회담 의제를 조율할 예정이다. 미 의회 관계자들도 만날 것으로 전해졌다.


김 차장은 공항에서 기자들을 만나 “미국과 조율을 통해 정상회담 의제를 확정하고, 톱다운 방식의 프로세스가 진행될 수 있도록 한미 두 정상이 (논의)하는 방안을 찾겠다”고 밝혔다.

하노이 담판 결렬 이후 저하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됐던 한미 정상 간 톱다운 방식의 회담 동력을 되살리고 궁극적으로는 북미정상회담 성사를 위한 접점 찾기에 나서겠다는 의미다.

전날 청와대 관계자도 기자들에게 “한미정상회담이 시기적으로 하노이 회담 후 이뤄지는 것이어서 두 정상이 완전한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톱다운 외교의 방향성을 실현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한 바 있다.

하노이 회담 이후 첫 한미정상회담이 예고된 가운데 청와대와 백악관의 직접 소통이 잦아지는 점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평가가 나온다. 문 대통령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일괄타결식 빅딜’과 ‘단계적 접근론’으로 대변되는 미국과 북한의 기존 입장을 토대로 이를 절충하는 안을 마련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청와대는 이른바 연속적인 ‘굿 이너프 딜(충분히 괜찮은 거래)’을 통해 최종적인 한반도 비핵화에 이르게 하겠다는 새로운 구상을 밝힌 바 있다. 한미 정상 간에 일정한 범주의 대안이 만들어진다면 문 대통령은 이를 토대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나 설득하는 과정을 거칠 것으로 예상된다.
/김경미기자 kmkim@sedaily.com